5일 사직 삼성전을 앞둔 롯데의 1루측 라커룸 입구. 옆에 있던 삼성 박석민과 얘기를 나누던 롯데 강민호(사진)는 기가 찬 듯 허탈하게 웃다가 때마침 지나가는 취재진을 보더니 “도대체 이럴 수가 있느냐”며 하소연을 늘어놨다. 박석민이 부탁해 입장권 6장을 어렵게 구해줬는데, 돈을 줄 생각을 하지 않는다는 설명.
옆에서 알듯 모를 듯한 묘한 웃음을 짓던 박석민은 한술 더 떠 “커피 사먹게 만원짜리 한 장만 줘”라며 떼를 썼다. 말문이 막힌 강민호, “이런 날강도가 있냐”며 혀를 차면서 “안돼, 그건 안 돼”라고 일부러 강한 부정을 이어갔다. 하지만 기분은 나쁘지 않은 듯 얼굴엔 웃음이 떠나지 않았다.
한참을 고민하는 척 하던 강민호는 결국 라커룸에 다녀와 만원을 박석민에게 건넸다. ‘내가 졌다’는 표정으로…. 박석민은 만원을 받아들고 나서야 ‘내 할일을 다 했다’는 얼굴로 유유히 사라졌다. “형, 고마워.” 단 한마디만을 남긴 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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