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피겨선수권 100배 즐기기]<上>새 규정과 김연아 컨디션

  • 동아일보
  • 입력 2011년 4월 26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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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퍼펙트 연아’…준비는 끝났다

‘피겨 여왕’ 김연아(21·고려대)가 25일 러시아 모스크바에서 개막한 세계피겨선수권대회의 첫 공개훈련을 했다. 13개월 만에 선보이는 새 프로그램을 두고 팬들은 두 가지 불안함을 갖고 있다. 변경된 규정의 불리함과 실전감각 문제다.

○ ‘아사다 룰’이라는 새 규정…“실력으로 만회”

국제빙상경기연맹(ISU)은 이번 시즌을 앞두고 피겨 규정을 바꿨다. 핵심은 기술 요소 변화와 점프의 중간점수제도 도입이다. 여자 싱글 쇼트프로그램(29일)은 종전 구성 요소 8개(점프 3개, 스핀 3개, 스텝 1개, 스파이럴 1개)에서 스파이럴이 제외돼 7개로 줄었다. 또 더블 악셀(두 바퀴 반 회전)을 ‘더블 악셀 또는 트리플 악셀(세 바퀴 반 회전)’로 바꿨다. 프리스케이팅(30일)에선 세 차례까지 허용했던 더블 악셀을 두 차례로 줄였다.

더블 악셀이 더블 악셀 또는 트리플 악셀로 바뀌는 것은 일본의 아사다 마오를 위한 규정이라는 주장이 있다. 현역 선수 중 실전에서 트리플 악셀을 시도하는 선수는 아사다가 유일한 데다 중간점수까지 도입됐기 때문이다. 기존에는 점프에 4분의 1 이상 회전이 모자라면 다운그레이드(1회전 감점)가 됐다. 하지만 중간점수의 도입으로 4분의 1에서 2분의 1 이하 회전이 부족한 점프에는 기초점수의 약 70%에 해당하는 점수를 준다. 연맹은 선수들에게 좀 더 회전수가 많은 점프를 시도하도록 하는 효과가 있다고 밝혔다.

하지만 아사다가 트리플 악셀을 시도해 회전수가 모자라도 중간점수(6.0점)를 받으면 더블 악셀(3.3점)을 완벽히 성공한 선수보다 높은 점수를 받는다. 감점과 가산점이 각각 붙겠지만 중간점수를 감안하면 트리플 악셀이 더블 악셀보다 높은 점수를 받을 가능성이 크다. 이 때문에 ‘완벽하지 못한 점프와 완벽한 점프 사이의 점수차가 줄었다’는 비판이 제기되고 있다. 또 각 점프의 기초점도 바뀌었다. 트리플 점프(세 바퀴 회전)에서 살코와 플립의 기초점이 감소한 반면 악셀은 올라갔다. 이 또한 아사다에 유리한 규정일 수밖에 없다.

‘교과서 점프’로 평가받는 김연아에게는 불리한 규정이다.

○ 실전감각이 걱정…“절정의 기술과 연기력”

김연아는 쇼트프로그램 ‘지젤’의 음악에 맞춰 경기감각을 다듬고 있다. 현지에서 지켜본 대한빙상경기연맹 관계자는 “최고의 컨디션이다”라고 평했다. 일부에서는 실전감각이 떨어졌을 것이라고 우려했지만 이날 공개된 김연아의 점프와 연기, 기술은 모든 걱정을 기우로 바꾸기에 충분했다. 김연아는 트리플 러츠-트리플 토루프 콤비네이션 점프를 비롯한 고난도 점프를 완벽하게 소화했다. 스텝 등 다른 기술 요소는 물론이고 표정연기도 더욱 세련돼졌다.

김연아는 “빙질이 달라 처음에는 긴장했는데 계속 연습하면서 점프와 스핀, 스텝 등이 모두 제자리를 찾은 것 같다”고 말했다. 김연아의 연기를 지켜본 외신들의 호평도 이어졌다. 미국 NBC 스포츠채널인 유니버설스포츠는 “콤비네이션 점프를 비롯해 모든 점프가 완벽하다. 모든 것이 쉬워 보인다”고 극찬했다.

한편 이날 열린 남자 싱글 예선 프리스케이팅에 출전한 김민석(18·군포수리고)은 24명 중 12위(98.67점)를 차지해 27일 본선 쇼트프로그램 출전 자격을 따냈다.

김동욱 기자 creating@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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