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섬싱스페셜] 최준석, 새가슴은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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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11년 4월 26일 07시 00분


■ 홈런타자 3인의 3색 스토리

만루찬스때 조급함 버리고 대포 2방…만루공포증 싹

두산 최준석(28)이 ‘만루 종결자’로 등극했다. 8일 잠실 KIA전, 0-1로 뒤진 2사 만루서 양현종을 상대로 데뷔 첫 그랜드슬램을 기록하더니 23일 대전 한화전에선 0-0으로 맞선 3회 1사 만루서 2번째 만루포를 터트렸다. 올해 총 5번의 만루 찬스에서 3안타(0.600) 2홈런 11타점. 비단 만루뿐 아니라 득점권에서 21타수 10안타 3홈런 22타점의 맹타를 휘두르고 있다.

재미있는 것은 지난해까지만 해도 그는 지독한‘만루 공포증’을 앓고 있었다는 점. 2010시즌 주자 만루시 14타수 2안타(0.143)의 빈타에 허덕였고 6삼진, 1병살타를 기록했다. 하지만 올해는 확 달라졌다. 타석 위의 트라우마를 완벽하게 털어내고 중심타자 역할을 톡톡히 하고 있다.

신경식 타격코치는 최준석의 맹타에 대해 “심리적 부분이 가장 크다”고 분석했다. 신 코치는 “지난해 3할2푼(0.321)을 쳤던 타자다. 기술적으로는 아무런 문제가 없었다”며 “하지만 찬스에서 스스로 해결하려는 마음이 앞서 자기 스윙을 하지 못했고 한번 만루에서 좋지 않다보니 그 모습이 반복됐다. 올해는 첫 만루 상황에서 홈런을 때려내며 마음의 짐을 덜었고 그게 좋은 타격으로 이어지고 있다”고 말했다.

최준석도 “내가 해결하려는 마음을 버린 게 가장 큰 것 같다”고 자가 진단했다. 찬스에서 조급함을 버리니 공이 잘 보이고, 나쁜 볼에 방망이가 쉽게 안 나가다보니 볼카운트를 유리하게 끌고가 좋은 타격을 할 수 있었다는 얘기다. 물론 훈련도 많이 했다.

그는 “투수들이 좋은 볼을 주지 않으려고 바깥쪽 승부를 많이 하는데 밀어치기 훈련을 통해 극복하고 있다”며 “지난해 만루에서 안 좋았기 때문에 올해는 그러지 말자고 다짐했다. 앞으로도 찬스에 강한 타자가 되고 싶다”고 각오를 다졌다.

홍재현 기자 (트위터 @hong927) hong927@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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