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로야구 스타를 만드는 힘] 김광현, 역시 김성근의 남자…이대호, 김무관 코치가 제 2의 아버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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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11년 3월 23일 07시 00분


8개구단 대표 선수들이 말하는
나를 키운 멘토는 바로 이사람!

SK 김광현의 멘토 김성근 감독, KIA 이종범의 멘토 장훈과 김재박, LG 봉중근의 멘토 이상훈과 이치로, 두산 김현수의 멘토 임재철, 한화 류현진의 멘토 류현진, 롯데 이대호의 멘토 김무관 코치.(왼쪽부터 시계방향)
SK 김광현의 멘토 김성근 감독, KIA 이종범의 멘토 장훈과 김재박, LG 봉중근의 멘토 이상훈과 이치로, 두산 김현수의 멘토 임재철, 한화 류현진의 멘토 류현진, 롯데 이대호의 멘토 김무관 코치.(왼쪽부터 시계방향)
최근 MBC 오디션 프로그램‘위대한 탄생’이 인기를 끌면서‘멘토(Mentor)’의 의미가 주목받고 있다. 멘티(Mentee)들이 끊임없이 성장할 수 있도록 도움을 베풀고 조언을 아끼지 않는 존재를 뜻한다. 비단 가수를 꿈꾸는 지망생들 뿐만 아니라 8개 구단을 대표하는 야구 선수들에게도 저마다 마음에 품은 멘토가 있을 터. 창간 3주년을 맞은 스포츠동아가 그들의 얘기를 직접 들었다.○SK 김광현의 멘토 김성근 감독

김광현은 SK 김성근 감독과 포수 박경완 사이에서 한참을 고민했다. 하지만 “나에 대해서 가장 잘 알고 있는 분”이라는 이유로 결국 김 감독을 선택했다. “내가 좋을 때 왜 좋은지, 내가 나쁠 때 왜 나쁜지 그 누구보다 잘 알아차리신다. 그리고 내가 좋은 쪽으로 향할 수 있도록 이끌어 주신다”는 이유에서다. “해외에 진출해도 감독님과 함께 가고 싶다”고 말했었던 제자답다. 물론 김광현은 배터리로 호흡을 맞추고 있는 박경완에게도 “존경한다”는 인사를 전했다.

○삼성 차우찬의 멘토 박노식 전 코치

차우찬의 멘토는 군산남중 시절 은사였던 박노식 전 코치다. “중학교 때 집안이 어려웠는데 박 코치님이 공도 많이 얻어다 주시고 투수로서 눈을 뜰 수 있게 해주셨다. 또 내가 프로 선수가 돼 성공해야 하는 이유에 대해서도 좋은 말씀을 많이 해주셨다”는 설명. 차우찬은 프로 데뷔 후 첫 경험이었던 지난해 한국시리즈 때 박 코치를 야구장에 초청하기도 했다. 한 때는 어려운 스승이었지만 지금은 친구처럼 느껴진다는 멘토와 멘티 관계다.

○KIA 이종범의 멘토 장훈과 김재박


초등학교 3학년생 이종범은 ‘터질 듯한 이 가슴을’이라는 영화를 보고 야구 선수가 되겠다는 꿈을 품었다. 여러 핸디캡을 딛고 일본에서 타격의 전설이 된 재일교포 장훈의 일대기를 다룬 영화였다. 그는 “불굴의 의지 하나로 3000안타를 친 장훈 선배님의 모습을 보고 큰 감동을 받았다”고 했다. 또 유격수라는 포지션을 택한 후에는 명 유격수였던 김재박 전 감독을 롤모델로 삼았다. “김재박 감독님보다 더 잘 하고 싶다는 생각으로 야구를 해왔다”는 설명이다.

○두산 김현수의 멘토 임재철

김현수는 지난 스프링캠프에서 팀 선배 임재철과 한 방을 썼다. 그리고 “그동안 내가 내 몸을 소중하게 여기지 못하고 소홀했다는 걸 깨달았다”고 했다. 베테랑 임재철의 자기 관리 비법을 옆에서 지켜보는 것만으로도 큰 도움이 됐다는 의미. 김현수는 “야구 선수로서 뭘 해야 하고 뭘 하지 말아야 하는지 솔선수범해 보여주셨다. 야구를 즐겁게 하는 법도 알려주셨다”며 감사를 표현했다.

○LG 봉중근의 멘토 이상훈과 이치로

봉중근은 어린 시절부터 LG 팬이었다. 그리고 ‘갈기머리 에이스’ 이상훈을 우상으로 여겼다. “어린 시절 이상훈 선배님이 공을 던지는 모습이 너무 좋았다. 나도 나중에 그 분처럼 되고 싶다는 꿈을 꿨다”고 말했다. 그 다음은 스즈키 이치로(시애틀). 신일고 시절 타격에서 두각을 나타내면서 “나도 저렇게 압도적인 타자가 되고 싶다”는 희망을 품었고, 등번호도 51번을 달게 됐다는 것이다. 2009월드베이스볼클래식에서 맺은 얄궂은(?) 인연이 그래서 그에게는 더 특별했다.

○한화 류현진의 멘토 류현진


류현진은 골똘하게 한참을 생각했다. 그리고 “그냥 나는 나를 멘토로 삼겠다”고 했다. 그동안 그에게 도움을 줬던 인물이 아무도 없다는 뜻은 아니다. “한 분만 꼽기에는 너무 많다. 그동안 부모님이나 선생님들이나 코치님들이나 선배님들이 해주신 말씀들이 조금씩 모여서 내가 지금까지 온 것 같다”는 이유에서다. 하나 더 있다. “나는 나다. 계속 나 자신을 믿으면서 던지고 싶다”고 했다. 대한민국 에이스다운 자신감이다

○넥센 강정호의 멘토 아버지 강성수 씨

강정호는 지난해 광저우아시안게임 금메달을 목에 건 뒤 “이 세상에서 아버지가 가장 기뻐하실 것 같다”고 했다. 금메달과 병역 혜택의 꿈을 포기하려던 순간, 그를 잡아 준 사람이 바로 아버지였기 때문이다. 중·고교 시절, 부지런한 아버지가 가장 먼저 잠에서 깨 바스락거리는 소리를 들으며 ‘나태해지지 않겠다’고 마음 먹었다는 아들은 “아버지는 아무리 잘 해도 칭찬보다 ‘자만하지 말고 더 노력하라’는 말씀만 하신다. 앞으로도 그 가르침을 마음에 품고 야구를 해 나가겠다”고 다짐했다.

○롯데 이대호의 멘토 김무관 코치


이대호는 김무관 타격 코치를 ‘제 2의 아버지’라고 부른다. 지난해 타격 7관왕을 달성하기까지 기술적·정신적으로 가장 큰 도움을 준 인물이라고 여겨서다. 그는 “나에 대해 모든 것을 알고 계시는 ‘컴퓨터’ 같은 분이다. 신인 시절 지도를 받고 2006년에 다시 만났는데, 지금도 힘들 때마다 전적으로 의지하고 있다”고 털어놨다.배영은 기자 yeb@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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