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타임트랙] ‘신병호 핸드볼 골’ 서포터 충돌로

  • 스포츠동아
  • 입력 2011년 3월 5일 07시 00분


전북·전남의 악연

전북과 전남 전은 양 팀 서포터 사이에서 ‘신병호 더비’ 혹은 ‘마그노 더비’로 불린다.

2002년 9월 11일 전남 신병호가 전북과의 광양 홈경기에서 코너킥 볼을 오른손으로 쳐서 골문에 넣었다. 핸드볼이 골로 인정됐고 전남이 3-2로 이겼다. 현장에 있던 양 팀 관계자와 주심, 팬, 기자들 아무도 못 봤지만 당일 TV 뉴스에 이 장면이 정확히 포착되면서 숱한 설전이 벌어졌다.

그해 10월 23일 전주에서 두 팀이 맞붙자 전북 팬들은 ‘신병호가 아닌 손병호’ ‘전남의 마라도나’ 등의 플래카드를 내걸고 신경을 건드렸다. 결국 경기장 밖에서 양 팀 서포터가 충돌했다.

1년 뒤 마그노 파동이 불거졌다.

전남은 2002년 12월 브라질 출신 외국인 선수 마그노 영입을 발표했다. 구두로 연봉 등 세부사항 합의를 마친 상황이었다. 그러나 2003년 2월 전북이 마그노와 정식 영입계약을 맺었다고 보도 자료를 냈다.

마그노가 전남과 구두 계약에 합의한 뒤 전북 쪽에서 높은 금액을 제시하자 돌아선 것이다. 마그노는 떠날 명분을 만들기 위해 전남에 말도 안 되는 갖가지 요구조건을 내걸었다가 이를 모두 수용하자 그제야 전북과 계약 사실을 실토했다. 임대료와 연봉을 합친 금액이 당시 최고액인 100만 달러에 달했다.

전남 서포터는 크게 흥분했다. 2003년 7월 27일 광양에서 벌어진 전북과 홈경기에 온갖 브라질 욕을 동원해 마그노에게 야유를 퍼부어댔다. 다혈질이던 마그노와 전남 팬 사이에 충돌이 빚어졌고 전남 팬이 마그노에게 뺨을 맞았다며 고소하기까지 했다.

1주일 뒤 전주에서 예정된 두 팀 간 대결을 앞두고 긴장감은 극에 달했다. 경찰 기동대까지 출동했지만 결국 또 다시 싸움이 벌어졌다.

흥미로운 건 당시 양 팀 열혈 서포터가 현재 구단 프런트로 나란히 근무하고 있다는 사실이다. 전남 홍보마케팅 김문형 대리와 전북 지원팀 김욱헌 대리가 산 증인들이다.

윤태석 기자 sportic@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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