걸리버 윤경신 3연속 득점왕…두산,핸드볼 코리아컵 3연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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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11년 2월 28일 07시 00분


38세 불구 7골… 조카뻘 후배들 파워로 압도
여자 인천시체육회 우승…정의경·류은희 MVP

두산 윤경신(왼쪽)이 인천도시개발공사와의 남자부 결승전에서 상대의 더블 수비를 뚫고 슛을 쏘고 있다.
두산 윤경신(왼쪽)이 인천도시개발공사와의 남자부 결승전에서 상대의 더블 수비를 뚫고 슛을 쏘고 있다.
한참 나이어린 후배들이 윤경신(38·두산)의 몸을 잡고 매달렸다. 마치 그의 몸에 사람의 열매가 열리는 것 같았다. 2분 간 퇴장이 이어졌다. 하지만 어떤 반칙도 그를 막을 수는 없었다. 윤경신(203cm)은 ‘소인국에 여행 간 걸리버’였으니까.

27일 경기도 광명실내체육관에서 열린 2011 SK핸드볼 코리아컵 남자부 결승. 두산 베어스는 고비마다 중거리슛을 성공시킨 윤경신(7골)의 활약에 힘입어 인천도시개발공사를 23-21로 꺾고, 3년 연속 정상에 올랐다. 윤경신은 3회 연속 득점왕을 차지했다.

보통 ‘노장은 힘보다 노련미로 승부한다’고 말한다. 여자부 결승에서 인천시체육회가 삼척시청을 30-18로 꺾는데 일등공신이었던 골키퍼 오영란(39)이 대표적인 경우다. 그녀는 전성기보다 떨어진 민첩성을, 예측능력으로 만회했다.

하지만 남자부 결승을 지배한 베테랑의 모습은 달랐다. 윤경신은 몸싸움에서도 조카뻘 후배들을 압도했다. 가끔씩 과한 반칙이 나와도 그냥 미소 지을 뿐. 후반 종료 11분여를 앞두고 인천도시개발공사 정한(23)이 두산 정의경(26)에게 다소 과한 반칙을 하자, “야, 몸으로 미는 것은 괜찮은데 공중에 떠있을 때 손을 쓰면 다쳐”라고 점잖게 타이르며 ‘맏형’ 역할도 잊지 않았다.

윤경신을 유일하게 막을 있는 방법인 ‘신경전’이 통하지 않자, 인천도시개발공사는 당황할 수밖에 없었다. 윤경신은 “준결승에서 상대 반칙에 너무 예민해서 부진했다. 나 스스로 반성을 많이 했다”고 밝혔다.
2011SK핸드볼코리아컵 남자부 MVP 정의경(오른쪽)과 여자부 MVP 류은희가 트로피를 들고 웃고 있다. 광명 | 박화용 기자 inphoto@donga.com
2011SK핸드볼코리아컵 남자부 MVP 정의경(오른쪽)과 여자부 MVP 류은희가 트로피를 들고 웃고 있다. 광명 | 박화용 기자 inphoto@donga.com

한편, 남녀 최우수선수(MVP)에는 정의경(두산)과 류은희(인천시체육회)가 선정돼 상금 300만원씩 받았다. 남녀 우승팀에는 각각 상금 3000만원씩이 돌아갔다.

광명 | 전영희 기자 setupman@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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