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너진 격투기 황제 표도르… 후계자 노리는 철권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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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11년 2월 22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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숨죽였던 5人 “이젠 내가 격투기왕”

《“표도르 다음은 내 세상이다.” 종합격투기의 지존으로 군림해온 표도르 에밀리아넨코(35·러시아·오른쪽)가 13일 안토니오 실바(32·브라질)에게 TKO로 지면서 첫 2연패를 당하자 팬들의 관심은 자연스럽게 ‘포스트 표도르’로 옮아가고 있다. 표도르는 실바에게 일방적으로 얻어맞고 패한 뒤 은퇴 의사를 밝혔지만 3일 만에 이를 번복했다. 그러나 이미 대부분의 매체에서 그의 랭킹은 7∼9위권으로 밀렸다. 표도르의 이름 앞에서 떨어져 나간 ‘황제’의 호칭을 누가 가져갈까.》

포스트 표도르에 가장 근접했다는 평가를 받는 파이터는 종합격투기 메이저리그 UFC의 헤비급 챔피언 케인 벨라스케즈(29·미국). 그는 2006년 데뷔 후 9전 전승 8KO로 거침없는 연승 행진을 이어가고 있다. 지난해 10월 ‘괴물’ 브록 레스너(34·미국)를 1라운드에 펀치 TKO로 한 방에 보내 버려 팬들을 놀라게 했다. 8번의 KO승 중 6번을 1라운드에 끝냈을 만큼 가공할 펀치력을 갖췄다. 188cm로 헤비급치고는 작은 키지만 스피드, 그라운드 기술, 유연성에 냉정함까지 갖춰 ‘무결점 전사’로 불린다. 183cm의 작은 키에 스피드와 전광석화 같은 펀치로 한 시대를 주름잡은 표도르와 스타일이 닮았다. 대부분의 해외 격투기 사이트가 그를 1위에 올려놓았고, 지난해 미국 격투기 기자들이 ‘올해의 파이터’로 뽑았을 정도로 포스트 표도르 영순위다.

UFC와 함께 종합격투기 양대 산맥인 스트라이크포스 헤비급 타이틀을 가진 ‘육식 두더지’ 알리스타 오브레임(31·네덜란드)도 황제 자리를 노리는 강자다. 오브레임은 랭킹에선 5∼9위권에 있지만 최근 절정의 기량을 자랑하고 있다. 전적은 34승 11패로 승률이 높은 편은 아니다. 하지만 2007년 11월부터 9연승을 달리고 있다. 최근 3년간 종합격투기에서는 패한 적이 없다. 34승 중 판정승은 한 번뿐일 만큼 공격적인 파이터다. 지난해 12월에는 입식 타격인 K-1 월드그랑프리 파이널8 결승에서 피터 아츠(41·네덜란드)를 1라운드 1분 8초 만에 KO로 꺾는 등 갑옷 같은 근육과 큰 키에서 나오는 킬링 니킥을 앞세워 입식과 종합격투기 무대의 동시 평정을 시도하고 있다.

파브리시우 베우둠(34·브라질)은 지난해 6월 표도르를 암바로 1라운드에 꺾어 팬들을 놀라게 했던 주인공. 타격보다 그라운드 기술이 강한 그는 오브레임과 실바에게도 승리를 거둔 적이 있는 강자 킬러다. 베우둠은 4월 열리는 스트라이크포스 헤비급 그랑프리 8강전에서 오브레임과 다시 맞붙는다.

종합격투기 전적 12승 1패의 주니오르 두스 산투스(27·브라질)도 빠뜨릴 수 없는 포스트 표도르 후보다. 2008년 10월 UFC 데뷔전에서 베우둠을 1라운드 1분 21초 만에 펀치 TKO로 꺾은 후 UFC 전적 6전 전승을 기록 중인 겁 없는 20대다. 2009년 9월에는 미르코 크로캅(37·크로아티아)에게 승리를 거두는 등 2007년 11월 이후 3년 넘게 패한 적이 없다. 전 UFC 헤비급 챔피언 레스너는 벨라스케즈의 강펀치에 무너지면서 체면을 구겼지만 격투기 매체 대부분이 랭킹 3위 이내에 이름을 올려놓고 있는 변함없는 강자다.

이종석 기자 wing@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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