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캐피탈, 408일만에 숙적 깼다

  • 동아일보
  • 입력 2011년 2월 14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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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성민, 트리플 크라운
풀세트 혈투 끝 승리, 기나긴 6연패사슬 끊어

“주위에서 하도 삼성화재에 약하다고 하니 선수들이 실력 발휘를 못했습니다. 이번만큼은 꼭 그걸 끊어보자고 독기를 품었죠.”(현대캐피탈 김호철 감독)

삼성화재와 현대캐피탈은 전통의 라이벌이다. 2005년 출범 이후 6차례 열린 챔피언결정전에서 삼성화재가 4회, 현대캐피탈이 2회 우승컵을 가져갔다.

그러나 소문난 잔치에 먹을 것 없다고 최근에는 삼성화재의 독주였다. 2008∼2009시즌 중반부터 올 3라운드까지 정규시즌 13경기에서 12승 1패를 거뒀다. 문제는 올 시즌 삼성화재가 약체 KEPCO45에 3전 전패 하는 등 예년과 다르기에 양 팀의 일방적인 관계는 더 화제가 됐다.

삼성화재와 현대캐피탈이 13일 대전에서 다시 만났다. 4500석을 보유한 대전 충무체육관에는 올 시즌 팀 최다인 4632명의 관중이 입장했다. 역대 한 경기 최장인 138분의 풀세트 접전 끝에 웃은 쪽은 현대캐피탈이었다. 2010년 1월 1일 승리 이후 정규시즌 6연패 끝에 얻은 408일 만의 승리다.

현대캐피탈은 거포 문성민의 활약을 앞세워 3-2(28-26, 23-25, 25-23, 22-25, 15-12)로 이겼다. 31점을 올린 문성민은 올 시즌 5번째이자 자신의 첫 트리플 크라운(후위, 블로킹, 서브 각 3득점 이상)을 달성해 기쁨이 더했다. 5세트 수훈 선수에게 돌아가는 하이파이브상도 그의 몫이었다. 한상길은 블로킹 3득점을 포함해 13점을 보탰다.

세트 스코어 2-1로 앞서던 현대캐피탈은 4세트에 위기를 맞았다. 주전 리베로 오정록에 이어 김대경까지 부상으로 코트를 떠났다. 후보 리베로 신동광이 임시 유니폼을 입고 출전했지만 수비가 불안해지며 4세트를 허무하게 내줬다. 삼성화재의 승리가 예상됐지만 전열을 가다듬은 현대캐피탈은 배수의 진을 치고 코트에 나섰다. 당황한 쪽은 삼성화재였고 잇단 실책을 범하며 무너졌다. 문성민은 “오늘로 징크스를 끊었다고 생각한다. 앞으로 삼성화재를 만나면 더 좋은 경기를 보여주겠다”고 말했다.

대전=이승건 기자 why@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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