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악연’ 고리 끊고… 환희의 새벽 연다

  • 동아일보
  • 입력 2011년 1월 21일 19시 43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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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 축구대표팀이 23일 오전 1시 25분 카타르 도하의 카타르 스포츠클럽 경기장에서 이란과 아시안컵 8강전을 벌인다. 대표팀은 이란을 꺾고 51년 만의 우승을 위한 여정을 계속하겠다는 각오다.

● 나쁜 기억들이여 안녕

때로 상처가 되는 경기가 있다. 조광래 대표팀 감독에겐 지난해 9월 서울월드컵경기장에서 치른 이란전이 그랬다. 0-1로 졌을 뿐 아니라 내용도 나빴다. '적장' 아프신 고트비 감독에게 "한국 선수들은 쓸데없이 많이 뛰기만 한다"는 지적까지 들었다. 조 감독이 이번 대회 8강전에서 이란을 만난 것을 한편으론 반기는 이유도 빨리 상처를 털고 싶기 때문.

2009년 남아공 월드컵 최종예선 이란과의 홈경기와 방문경기에서 각각 동점골을 넣었던 박지성(맨체스터 유나이티드)도 "경기에 이기지 못했고 특히 방문경기에서 내 플레이가 안 좋았다"고 자평했다.

그러나 21일 기자회견에서 차두리(셀틱)는 "이란 축구는 과대평가됐다"고 했다. 조 감독은 "이란 축구엔 의도적인 파울이 많아 월드컵 예선에서 성적이 좋지 못한 것 같다"며 꼬집었다.

● 새내기 '이란 킬러'가 간다

이번 대회에서 공격의 주축으로 자리매김한 구자철(제주), 지동원(전남)은 이란 축구에 대한 두려움이 없다. A매치는 아니었지만 이란을 상대로 골을 넣어 승리로 이끈 경험이 있어서다. 지난해 광저우 아시아경기 이란과의 3, 4위전에서 구자철은 선제골을, 지동원은 2-3으로 뒤진 상황에서 동점골과 역전골을 터뜨렸다.

지동원은 "고트비 감독이 한국을 잘 알아도 내 플레이는 이번 대회에서 처음 봤을 것"이라며 "아시아경기에서의 기억을 되살려 이번에도 좋은 모습을 보여줄 것"이라고 말했다. 4골로 득점 공동선두인 구자철도 한국의 우승에 기여하고 대회 득점왕에도 오르겠다는 각오다.

● 승리를 위한 준비는 끝났다

이란은 조별리그 3경기에서 미드필더진과 공격라인에서 여러 조합을 선보였다. 반면 한국은 매 경기 거의 같은 선발, 같은 포메이션으로 일관했다. 매 경기가 유기적이고 빠른 템포의 조직력을 완성시키기 위한 준비과정이었던 셈이다.

대표팀은 이란전을 앞둔 훈련에서 처음 수비에 초점을 맞췄다. 공격 쪽은 이제 만족할 수준에 이르렀다는 판단이 섰기 때문이다. 처음 승부차기 연습도 하면서 만반의 준비를 했다.

이란전이 자신의 99번째 A매치인 박지성은 "한국은 지난해 9월 이란에 졌을 때보다 한층 성장했다. 이란의 수비가 강해도 우리는 다양한 공격으로 골을 넣을 것"이라고 자신했다.

도하=김성규 기자 kimsk@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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