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상토론] “이대호 연봉 7억?”…단장들 ‘찬성2·반대2·유보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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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11년 1월 19일 07시 00분


■ 롯데 제외 7개구단 단장&선수들에 물어봤더니…

7억원 vs 6억3000만원
이대호 연봉 얼마가 적정?

롯데 이대호의 2011년 연봉을 결정할 한국야구위원회(KBO) 연봉조정위원회가 20일 개최된다. 지난해 3억9000만원을 받았던 이대호는 새해 연봉으로 7억원을 요구하고 있고, 구단은 이보다 7000만원이 적은 6억3000만원을 제시했다. 지난 10일, 이대호가 연봉조정신청을 한 이후 양측은 이렇다할 협상 움직임조차 없이 평행선을 달리고 있다. 20일 조정위원회가 열리기 전까지 양측이 극적으로 타협점을 찾을 가능성은 별로 없어 보인다.

역대 어느 사례보다 이번 이대호의 연봉 결정은 선수가 갖는 상징성이나 양측의 금액차 등으로 큰 관심사가 되고 있다. 과연 연봉조정위원회는 누구의 손을 들어줄까.

스포츠동아는‘이대호 연봉, 얼마가 적정한가?’라는 주제로 양측의 주장과 함께 주변 관계자의 의견을 물었다.

“한국의 대표타자 7억이상도 안아까워”
“FA도 아닌데 6억3천도 많고 5억 적당”
선수들은 14명 전원 “7억원” 한목소리


스포츠동아는 각 팀과 선수의 입장을 고려해 롯데를 제외한 각 구단 단장과 선수들에게 비실명을 전제로 이대호 연봉공방에 대한 의견을 물었다.

예상대로 거의 모든 선수들은 “이대호의 성적은 한국프로야구 최고 연봉을 받을 만한 자격이 있다”고 답변했다. 그러나 각 구단의 실무를 책임지고 있는 단장들의 생각은 엇갈렸다. “프로야구 최고의 선수다. 7억원 이상을 줄 수 있다”는 의견부터 “프리에이전트가 아니다 5억원이 적당하다”는 주장까지 생각에 큰 차이를 보였다.

각 단장들과 선수들은 “구단의 연봉산출 근거를 알 수 없기 때문에 지극히 개인적인 생각일 뿐이다”고 전제했음을 미리 밝힌다.

A 구단 단장은 “이대호의 연차를 주목해야 한다. 11년차다. 성적과 연차를 모두 고려했을 때 프리에이전트는 아니지만 한국 프로야구에서 가장 많은 연봉을 받을 자격이 있다”고 말했다. B구단 단장은 “이대호를 보기위해 사직구장을 찾은 팬들이 몇 명이며 이대호를 보고 꿈을 키우는 야구 꿈나무들이 몇 명이겠는가. 함께 있는 선수들도 이대호를 목표로 더 열심히 뛴다. 무엇보다 한국을 대표하는 타자다. 구단이 그만큼 대우를 해줘야한다고 본다”고 말했다.

C구단 단장의 생각은 정 반대였다. 그는 “6억 3000만원(롯데 산출 연봉)도 너무 많다. 이대호는 프리에이전트가 아니다. 전체 선수들 연봉을 생각했을 때 너무 많은 감이 있다. 이대호의 기록이 대단하기는 하지만 3억 9000만원에서 7억까지 곧바로 뛰는 건 아니라고 본다”고 밝혔다. 올해 LG의 ‘신연봉제도’가 반발을 일으킨 배경에는 그동안 각 구단에 관례적으로 존재한 ‘연공서열’이 있었다. 연차에 따라 연봉이 늘어가고 고참 선수를 대우해주는 문화로 봤을 때 3억 1000만원 인상을 요구하는 이대호의 주장이 너무 과하다는 의견이었다. D구단 단장은 “구단이 1년 동안 축적해서 산출한 시스템을 존중할 필요가 있다”는 말로 롯데의 손을 들었다. 나머지 3명의 단장은 어느 한 쪽도 지지하지 않는 ‘유보’를 택했다.

선수들은 지난 시즌 이대호의 성적과 롯데의 포스트시즌 진출 성공을 주목했다. 각 팀을 대표하는 고액 연봉 스타 선수들과 아직 스포트라이트를 받지 못한 유망주, 베테랑 선수들까지 의견은 비슷했다.

A선수는 “이대호와 친한 건 아니다. 그러나 타격 7관왕은 전무후무한 기록이다. 이승엽 선배 연봉은 8년전 이야기다. 그리고 그 때와 지금은 프로야구 시장 크기도 다르지 않나”고 말했다. B선수는 “지난 시즌 기록도 대단하지만 이대호는 꾸준히 잘 하지 않았나? 7억보다 더 받아도 된다고 본다”고 했다.

익명을 전제로 롯데를 제외한 각 팀별로 2명씩 의견을 물은 결과 14명 모두 이대호의 요구액 7억원이 적당하다는 생각을 밝혔다. 일부에서 지적했던 7억원의 연봉이 타 선수와 위화감을 조성한다거나 부익부 빈익빈을 부추긴다는 의견은 전혀 없었다.

이경호 기자 rush@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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