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안컵]두드려도 더는 안 열렸다 한국축구 아쉬운 무승부

  • 동아일보
  • 입력 2011년 1월 15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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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안컵 2차전 호주와 1-1… 인도와 비겨도 8강

한국과 호주의 아시안컵 조별리그 2차전이 열린 14일 카타르 도하의 알가라파 경기장. 경기가 시작되기 한참 전부터 경기장은 세계 각국의 취재진으로 북적거렸다.

7회 연속 출전 대회인 지난해 남아공 월드컵에서 16강까지 진출한 한국 축구의 명성은 카타르에서도 자자했다. 또 ‘아시아의 유럽’으로 표현되는 호주는 아시아축구연맹 랭킹 1위인 데다 유럽 빅 리그에서 뛰는 스타 선수들이 많아 양 팀의 경기에 자연스레 관심이 쏠린 것.

‘미리 보는 결승전’으로까지 표현하며 관심을 모은 이번 대회 조별리그 최고의 빅게임답게 한국 호주와 같은 C조에 속한 바레인 인도 취재진뿐 아니라 중국 일본 이라크 등 이번 대회에 참가한 대부분의 나라 취재진이 모인 것 같았다.

그리고 마침내 막이 열린 경기에서 한국은 호주와 접전 끝에 한 골씩 주고받으며 결국 승부를 가리지 못했다. 한국과 호주 모두 1승 1무를 기록했지만 인도전에서 4-0으로 이긴 호주가 다득점에서 앞서 조 1위를 유지했다.

조광래 한국 대표팀 감독은 경기 전부터 호주에 대해 자신만만했다. 이미 분석은 다 끝났다고 했는데 그건 빈말이 아니었다. 전반 내내 호주가 자랑하는 날카로운 측면 공격은 한국 수비에 막혔고 좋은 신체조건을 앞세운 몸싸움에서도 한국 선수들의 투지가 오히려 앞섰다.

한국은 바레인과의 1차전에서 레드카드를 받아 퇴장당한 수비수 곽태휘(교토상가) 대신 황재원(수원)이 나섰을 뿐 나머지 선발 선수들은 바레인전과 같았다.

전반은 한국이 지배했다. 좌우 풀백의 이영표(알힐랄) 차두리(셀틱)가 상대 측면 미드필더들을 압박 수비하면서 호주의 크로스를 철저히 봉쇄했고 특히 이영표는 중간에 볼을 가로채면 오버래핑으로 상대 진영 깊숙이 진출하며 공격의 시작점 역할도 했다.

주장 박지성(맨체스터 유나이티드)은 왼쪽 측면에 섰지만 포지션에 얽매이지 않고 폭넓게 움직이며 공격을 총지휘했다. 한국은 전반 볼 점유율 56%에서 보듯 경기를 주도했고 전반 24분 먼저 골 맛을 봤다. 주인공은 바레인전에서 두 골을 넣은 구자철(제주).

골키퍼 정성룡(성남)의 깊은 골킥이 한 번 크게 튄 것을 지동원(전남)이 페널티지역 안쪽에서 잡아 뒤로 밀어줬고 달려온 구자철이 오른발 슛으로 침착하게 골망을 갈랐다.

선제골 이후 한국의 공세는 더욱 매서워졌지만 후반에 아쉽게 동점골을 허용하고 말았다. 후반 17분 문전 혼전 상황에서 높이 뜬 볼을 호주의 장신(189cm) 미드필더 마일 제디낙이 솟구쳐 정성룡이 미처 공을 쳐내기 전에 머리로 받아 넣었다.

양 팀은 추가 골을 넣기 위해 공방을 거듭했지만 어느 쪽 골 문도 더는 열리지 않았다.

앞서 열린 B조 경기에서 일본은 선제골에 이어 시리아와 페널티킥을 한 차례씩 주고받는 공방 끝에 2-1로 이겨 대회 첫 승을 맛봤다. 일본은 사우디아라비아를 꺾은 요르단과 나란히 1승 1무(승점 4)가 됐지만 다득점에서 앞서 조 1위로 나섰다.

도하=김성규 기자 kimsk@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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