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리그 새 사령탑 릴레이 인터뷰] 전남 정해성 “끈끈한 축구로 연패 없는 팀 만들 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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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11년 1월 6일 07시 00분


팀워크 강조…지더라도 끈질긴 승부
지동원 등 간판선수도 주전보장 없다

잠재력 가진 어린선수만 2군서 육성
유소년 시스템 등 구단의 큰 틀 변화
바르샤처럼 전남의 축구문화 만들것

정해성 축구국가대표 코치. 스포츠동아DB
정해성 축구국가대표 코치. 스포츠동아DB
2003년 이후 8년 만에 전남 드래곤즈로 돌아온 정해성 감독.

전남 구단에서 코치로 2번이나 생활했던 그는 구단에 대한 애정이 넘친다.

팀 전체를 리빌딩 해야 하는 역할을 부여받아 새해 벽두부터 바쁘게 움직이고 있다. 1군 감독 뿐 아니라 유소년까지 책임지는 정 감독은 ‘프라이드 오브 전남’을 내세웠다. 구단에 선진형 시스템을 도입해 누구든 전남의 일원이 되면 자부심을 느낄 수 있는 구단을 만들겠다는 포부를 밝혔다.

○바르셀로나 벤치마킹


지난해 스페인으로 축구유학을 떠나 바르셀로나 구단에서 연수했다. 1,2군을 포함해 유소년 프로그램까지 다양하게 공부하고 돌아왔다. 전남이 바르셀로나처럼 될 수는 없지만 바르셀로나에서 채택한 프로그램과 문화 일부를 적용해 선진 구단으로 발돋움할 수 있는 기반을 마련해볼 참이다.

“바르셀로나는 1군이나 유소년 모두 훈련방법, 경기를 풀어가는 방식, 골 세리머니까지 많은 부분이 비슷합니다. 그게 바로 클럽 문화라는 겁니다. 바르셀로나의 일원은 1군 선수든 유소년이든 자부심이 대단합니다. 전남에 소속되면 그런 자부심을 느낄 수 있을만한 구단을 만들어보고 싶습니다. 전남만의 축구 문화를 만들어보겠습니다.”

최근 유소년 팀을 포함한 구단 전 코칭스태프 워크숍을 진행했다. 정 감독은 대략적인 설명을 통해서 이 같은 내용을 전달했다. 1군 선수단 변화와 함께 구단 전체의 틀을 바꿔놓는 개혁의 서막을 알렸다.

○끈끈한 팀워크 강조

정 감독은 전남 1군 캐릭터로 ‘팀워크’를 거듭 강조했다. 경기를 패하더라도 경기 종료 휘슬이 울릴 때까지 상대를 끈끈하게 몰아붙이는 팀이 되어야만 한다고 했다. 빠른 스피드와 질적으로 향상된 축구를 통해 전남 팬들이 즐거워할 수 있는 모습을 보여주겠다고 약속했다.

“이길 때는 확실하게 상대를 제압하고, 지더라도 상대를 끝까지 괴롭히는 끈끈한 팀을 만들어보겠습니다. 그래야 쉽게 연패를 당하지 않죠. 이전처럼 큰 점수차로 맥없이 패하는 경기는 없도록 할 겁니다.”

이를 위해 무한 경쟁 체제를 선언했다. 전남의 핵심 멤버로 꼽히는 지동원, 윤석영 등 간판선수들에게도 주전자리 보장은 없다고 단언했다. “이미 프랜차이즈 스타이지만 출전 기회가 보장되는 것은 아닙니다. 경쟁을 통해서 살아남는 선수만이 그라운드에 설 수 있죠. 경쟁을 통해 발전해야만 더 좋은 팀이 될 수 있고, 선수 층도 두터워질 수 있습니다.”

○2군은 무조건 젊게

1군 뿐 아니라 2군에도 많은 변화를 예고하고 있다. 나이든 2군 선수들을 과감하게 내보내고 2군은 23세 이하의 어린 선수들로 구성한다. 유소년클럽 출신과 가능성이 있는 젊은 선수들을 육성해 잠재적인 1군 멤버들로 성장시킨다는 계획이다.

“2군의 변화도 중요합니다. 나이가 많은 2군 선수는 사실상 미래가 없습니다. 바르셀로나도 보면 1군으로 올라가지 못하는 2군 선수는 일찌감치 정리합니다. 2군은 지속적으로 수급이 되기 때문에 자연 도태 됩니다. 잠재력을 가진 어린 선수들만 2군에서 육성합니다. 우리도 이 시스템을 도입할 계획입니다.”

이 시스템이 잘 갖춰진다면 큰 자금을 동원해 선수들을 영입하는 무리수를 쓰지 않더라도 안정적인 선수 수급과 질적인 향상을 동시에 이루어낼 수 있다. 1군과 2군의 격차를 최소화하는 효과도 노려볼 수 있다.

“많지는 않겠지만 2군에서 올라와 1군을 경험하게 되면 그들에게 목표의식이 생길 겁니다. 그렇기 때문에 더욱 1군과 2군을 확실하게 분리해야 합니다. 이를 통해서 1,2군, 유소년 등을 체계적으로 관리하고 선수들을 키워내겠습니다.”

○변화를 위한 고통은 감수해야

대대적인 변혁을 이루려면 진통을 겪기 마련이다. 정 감독이 목표로 하는 시스템을 구단 전체에 안착시키기 위해서는 많은 희생도 따를 수 있다.

그러나 정 감독의 의지는 강했다. “2011년에는 반드시 1,2군 시스템을 안착시키고 이와 함께 유소년 시스템에도 단계적인 변화를 주겠습니다. 어차피 겪어야 할 과정이기 때문에 힘들 수도 있지만 과도기를 잘 넘긴다면 선진 구단으로 거듭날 수 있습니다.”

올 시즌 성적과 함께 구단 시스템의 큰 틀을 바꿔놓는 작업을 동시에 진행해야 한다. 스트레스도 상당할 수밖에 없다.

그러나 정 감독은 의욕이 넘쳤다. “한번 해보기로 결심한 만큼 제대로 해보겠습니다. 지켜보시고 잘하는 부분은 칭찬해주시고, 잘못하고 있다면 비판해주십시오. 누구든 전남의 일원이 된다면 자부심을 느낄 수 있는 그런 구단을 만들어보겠습니다.”

최용석 기자 gtyong@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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