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종석기자의 퀵어시스트]새 흥행카드 강동희-유도훈 라이벌

  • 동아일보
  • 입력 2010년 12월 15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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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4일 현재 공동 선두인 동부 강동희 감독과 전자랜드 유도훈 감독은 86학번 동기다. 강 감독은 송도고와 중앙대에 이어 기아에서 활약했다. 유 감독은 용산고와 연세대를 졸업한 후 현대를 거쳤다. 현역 시절 강 감독은 ‘코트의 마법사’로 이름을 날렸다. 반면 유 감독은 끈끈한 수비와 성실성으로 주목받았을 뿐 슈퍼스타와는 거리가 멀었다.

하지만 지도자의 꽃이라는 프로 사령탑은 유 감독이 2007년 1월 KT&G(현 인삼공사)에서 먼저 됐다. 강 감독은 동부 코치를 거쳐 지난해 봄 사령탑에 올랐으니 유 감독보다는 2년이 늦었다.

선수와 지도자로 앞서거니 뒤서거니 한 이들이 묘한 경쟁의식을 보이며 선두를 다투고 있다. 전자랜드는 시즌 전부터 우승 후보로 주목받았다. 당초 중위권으로 분류된 동부는 강 감독의 절묘한 수비 전술과 높이로 선두권에 나섰다. 지난 10일 원주에서의 맞대결은 1, 2위 팀의 충돌로 주목을 받았다. 결과는 동부의 25점차 완승이었다 강 감독은 경기 초반부터 김주성의 파울이 쏟아지자 양복 상의를 벗어가며 항의할 만큼 전의를 불태웠다. 4쿼터 중반 동부가 33점차로 크게 앞섰는데도 주전들을 계속 내보냈다. 보통 이럴 때면 주전들을 벤치로 불러들이지만 그러지 않았다. 마치 작심하고 전자랜드를 제압하려는 듯 보였다.

강 감독은 “전자랜드가 워낙 4쿼터에 뒷심이 강해 방심할 수 없었다”고 확대 해석을 경계했다. 전자랜드와 만약 동률로 정규 시즌을 끝내면 득실차로 순위를 매기게 돼 1점이라도 더 따둬야 한다는 실리적인 포석도 있었다.

유 감독은 “동부전에 큰 의미는 두지 않았다. 강 감독뿐 아니라 모든 팀들이 우리를 경계하고 있다”면서도 “다음에는 달라질 것”이라고 설욕을 다짐했다.

역대 코트에는 74학번(신선우, 박수교, 최희암, 박광호), 82학번(유재학, 전창진, 추일승, 이상윤) 등 동기생 사령탑이 같은 시기에 쏟아졌다. 그 바통을 건네받은 강동희, 유도훈 감독. 올 시즌 우승을 다툴 가능성이 높아진 이들의 라이벌 구도가 새로운 흥행 카드로 떠올랐다.

김종석 기자 kjs0123@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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