태양-풍력 스노모빌로 ‘그린 대장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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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10년 12월 8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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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영석 원정대, 이번엔 5000km 남극횡단 국내 첫 도전

이번엔 남극 횡단이다.

히말라야 고봉 14좌 완등, 7대륙 최고봉 완등, 극지 탐험 등 쉴 새 없이 도전을 펼쳐온 산악인이자 탐험가 박영석 대장이 이번에는 국내 최초로 남극 횡단에 도전한다. 남극 대륙 패트리엇힐을 출발해 한국의 제2 남극기지 예정지인 테라노바 만까지 약 5000km를 이동하는 대장정(직선거리는 4350km. 거친 지형을 감안하면 실제 이동거리는 약 5000km). 특히 원정에 쓰일 2대의 스노모빌은 전기 차량으로 태양광과 풍력으로 충전해 사용한다. 그래서 원정대 이름도 ‘남극 횡단 그린 원정대’(주관 박영석탐험문화재단·주최 SBS·후원 LIG손해보험, 골드윈코리아, 동국대, 농심 신라면)이다.

원정대는 7일 인천국제공항에서 칠레 최남단 도시 푼타아레나스로 향하는 비행기에 올랐다. 이곳에서 다시 비행기로 남극 대륙 패트리엇힐로 이동한 뒤 20일부터 원정을 시작할 계획이다. 차질 없이 진행되면 출발 뒤 50일이 지난 시점인 내년 2월 7일 테라노바 만에 도착한다. 남극점, 러시아 보스토크기지, 프랑스·이탈리아 콩코르디아기지 등을 지나는데 하루 평균 100km를 운행해야 한다.

박 대장과의 원정 경험이 있는 강성규, 신동민, 이용묵 대원이 함께한다. 방송 촬영 담당으로 이용택 대원, 스노모빌 기술 담당으로 김수훈 대원이 함께 장도에 오른다. 김 대원은 이번 원정에 쓸 스노모빌을 설계하고 제작한 국내 전기자동차 개발업체 ㈜TS의 대표다. 스노모빌 비중이 워낙 큰 데다 고장 시 고칠 기술자가 없어 직접 가게 됐다. 김 대원은 “현장에 대한 정확한 정보 없이 스노모빌을 설계하고 제작했기 때문에 긴장이 많이 된다”며 “1%의 가능성만 있어도 도전한다는 박 대장의 도전정신으로 이번 원정에 나서고 있다”고 말했다.

박 대장은 “2002년 남극 최고봉 빈슨매시프 등정, 2004년 남극점 도달 이후 6년 만에 다시 남극에 가는데 마음이 설렌다. 이번 원정은 환경 캠페인 성격도 있다. 남극점 도달 이후 테라노바 만까지 새로운 ‘코리안 루트’ 개척도 염두에 두고 있다”고 말했다.

본보는 지면과 동아닷컴을 통해 박 대장의 그린 원정대 남극 횡단 소식을 계속해서 전할 예정이다.인천=

김성규 기자 kimsk@donga.com

▼50일내내 ‘9시간 충전→3시간 이동’ 반복▼

원정 성공 열쇠는 전기배터리, 영하30도 아래선 효율 떨어져


박영석 대장이 이끄는 남극 횡단 그린 원정대가 7일 인천공항을 떠나기 전 파이팅을 외치고 있다. 왼쪽부터 신동민, 이용택 대원, 박영석 대장, 강성규, 김수훈 대원. 또 다른 한 명인 이용묵 대원은 뉴질랜드에서 합류한다. 인천=김성규 기자 kimsk@donga.com
박영석 대장이 이끄는 남극 횡단 그린 원정대가 7일 인천공항을 떠나기 전 파이팅을 외치고 있다. 왼쪽부터 신동민, 이용택 대원, 박영석 대장, 강성규, 김수훈 대원. 또 다른 한 명인 이용묵 대원은 뉴질랜드에서 합류한다. 인천=김성규 기자 kimsk@donga.com
이번 원정의 또 다른 주인공은 태양광과 풍력으로 충전해 구동되는 전기 스노모빌 두 대. 주문형 전기오토바이 및 전기자동차 개발 제작업체인 ㈜TS가 설계 단계부터 제작에 참여했다.

영하 30도 이하로 내려가는 남극 같은 혹한 속에서, 그것도 험한 눈 위를 전기자동차로 간다는 것 자체가 전기자동차 업계에선 대단한 도전이다. 대원으로 참여한 TS의 김수훈 대표(33)는 “영하 30도 이하에서 일반 배터리는 효율성이 급격히 떨어져 실제 용량의 50%도 쓰지 못하는 게 가장 큰 문제”라고 말했다.

이 때문에 이번 스노모빌에는 추위에 가장 강하다고 평가받는 리튬 인산철염 배터리가 사용됐는데 영하 45도의 냉장 시설에서 테스트한 결과 80% 정도의 효율을 보였다. 한 대에 사용되는 배터리 무게만 160kg. 두 대에 사용할 두 개의 배터리는 태양전지 모듈 16개, 소형 풍력발전기 8대를 총동원해 완전히 충전하는 데 9시간 정도 소요된다. 최고 출력 12kW의 전기모터가 달린 스노모빌은 완충됐을 때 중량이 약 1050kg(차체 250kg, 짐 트레일러 800kg)이며 최고 시속 30km의 속도로 3시간 정도 달리게 된다는 게 원정대의 설명.

스노모빌은 달리면서 충전하지 못하기 때문에 원정은 ‘9시간 충전→3시간 이동’이 반복된다.

김성규 기자 kimsk@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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