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돈 받고 훈련’하는 LG 용병 주키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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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10년 12월 6일 07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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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무리캠프 참가대가 2만달러
빠른 적응 돕기 위한 고육지책
“천천히 몸 만들라” 귀한 대접

LG용병 주키치.
LG용병 주키치.
‘불면 날아갈까, 잡으면 깨질까….’

LG가 새 외국인투수 벤자민 주키치(28·사진)를 금지옥엽처럼 대하고 있다. 현재의 모습은 올 시즌 실패한 외국인투수 아드리안 곤잘레스를 ‘반면교사’로 삼고 있는 듯하다.

LG는 지난달 11일 미국 출신의 좌완 주키치와 계약금 2만달러, 연봉 20만달러에 계약했다. 그러면서 “윈터리그에 참가하지 말고 곧바로 팀의 마무리훈련부터 와달라”는 조건을 붙였다. 마무리캠프에 참가한 대가로 한 달 1만달러로 계산해 2개월간 2만달러를 별도로 지불하기로 했다.

LG가 이처럼 이례적으로 외국인선수를 마무리훈련에 참가시킨 데에는 올 시즌 최상위급 투수로 평가받던 곤잘레스의 실패 때문이다. 곤잘레스는 지난 겨울 멕시칸 윈터리그에 참가하느라 스프링캠프가 중반에 접어든 2월 12일에서야 합류했다. 휴식이 필요했던 곤잘레스는 천천히 몸을 만드느라 시범경기 초반 마운드에 오를 수 없었다. 시범경기 막판에는 면도날에 손가락까지 다쳤다. 결국 1승도 올리지 못하고 5월 중순 퇴출됐다.

LG는 결국 ‘특히 투수는 윈터리그에 참가하는 것이 좋지 않다’는 결론을 내리고 주키치의 윈터리그행을 막았다. 가뜩이나 취약한 마운드 구조. 외국인투수의 능력을 눈앞에서 빨리 확인하고 싶은 게 인지상정이지만 박종훈 감독은 “휴식을 취해가며 천천히 몸을 만들라”고 지시했다. 그래서 1주일에 한 차례 정도 가볍게 불펜피칭만 소화하고 있다. 박 감독은 “컨트롤은 있어 보이지만 아직 평가를 내릴 수는 없다. 적어도 시뮬레이션 피칭 단계까지는 가야 본모습을 파악할 것 같다”며 신중하게 접근했다.

주키치는 김치는 물론 매운 한국음식도 잘 먹고 있다. 야간훈련이 끝난 뒤에는 선수들과 어울려 탁구를 치기도 한다. 성격과 적응 면에서는 일단 합격점. 그러나 그동안 이런 외국인선수는 LG에도 많았다. 결국은 성적이다. 애지중지하는 주키치가 내년에 선발 한 축을 맡아 LG에 희망을 던질지 궁금하다.이재국 기자 keystone@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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