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먹 vs 가위?
넬로 빙가다 서울 감독(왼쪽)이 29일 서울 종로구 축구회관에서 열린 K리그 챔피언결정전 미디어데이에서 승리를 다짐하며 ‘V’를 그리자 박경훈 제주 감독이 “주먹이 가위를 이긴다”라며 주먹을 쥐었다. 양 감독 모두 “우리가 이길 것”이라며 자신감을 보였다. 연합뉴스
“하던 대로만 하면 이길 수 있다.”(넬로 빙가다 FC 서울 감독)
“올 시즌 한 번도 이기지 못했지만 이번엔 다르다.”(박경훈 제주 유나이티드 감독)
프로축구 K리그 챔피언결정전에 나서는 두 감독의 표정엔 시종일관 여유가 넘쳤다. 하지만 승리를 예상해 달라는 질문에서만큼은 눈빛이 달라졌다. 미디어데이가 열린 29일 서울 종로구 신문로 축구회관. 양 팀 감독 모두 다음 달 1일 오후 7시 제주 월드컵경기장에서 열리는 챔피언결정전 1차전 승리를 장담했다. ○ 공격 루트 다양한 서울 유리
정규리그 챔피언 서울은 전신인 안양 LG 시절이던 2000년 이후 10년 만의 정상 도전. 정규리그 2위로 플레이오프를 거친 제주는 부천 유공 시절이던 1989년 이후 21년 만의 도전이다. 일단 기록상으론 서울이 압도적으로 앞선다. 통산 맞대결 전적에서도 47승 41무 41패로 우위에 서지만 2006년 이후엔 12승 4무 1패로 일방적이다. 그동안 정규리그 2위가 우승컵을 한 번도 들지 못했다는 징크스도 서울에 미소 짓는 상황.
그렇다면 전문가들의 생각은 어떨까. 동아일보는 K리그 8개 구단 감독에게 챔피언결정전 전망을 물어봤다.
승리 전망을 묻는 질문에선 서울의 우위(4명)를 점친 감독이 많았다. 허정무 인천 유나이티드 감독은 “서울은 모든 포지션이 탄탄하다. 특히 단기전에선 한 방으로 승부가 갈리는데 서울이 공격 루트가 다양해 유리하다”고 예상했다. 신태용 성남 일화 감독도 “체력적으로 서울이 앞선다. 관중도 서울이 압도적으로 많아 홈 이점까지 누릴 수 있다”고 말했다. 다음으론 백중세가 3명. 제주 우세는 1명에 그쳤다.
○ 데얀의 한 방? 구자철의 킬 패스?
챔피언결정전 키 플레이어를 뽑아 달라는 질문에는 서울에선 공격수 데얀(5명)이 절대적인 지지를 받았다. 정해성 전남 드래곤즈 감독은 “득점력도 무섭지만 분위기 메이커 역할까지 하는 게 데얀”이라며 “팀 전력의 50% 이상”이라고 했다. 정조국을 꼽은 감독은 2명. 최순호 강원 FC 감독은 “정조국이 공격 시 데얀 뒤에서 잘 받쳐줘야 제주의 그물 수비를 흔들 수 있다”고 했다. 1명은 수문장 김용대를 꼽았다.
제주에선 미드필더 구자철(4명)을 가장 많이 꼽았다. 제주의 강점이 중원 압박과 짧은 패스인데 그 핵심에 있는 선수가 구자철이란 게 김호곤 울산 감독의 설명. 공격수 김은중(3명)은 2위. 이강조 광주 상무 감독은 “김은중이 정규리그 때처럼 제공권을 장악하고 스크린플레이도 적극적으로 해준다면 서울의 구멍을 찾을 수 있을 것”이라고 했다.
신진우 기자 niceshin@donga.com ◇ K리그 감독 8명(허정무 인천, 정해성 전남, 신태용 성남, 윤성효 수원, 최순호 강원, 김호곤 울산, 이강조 광주, 왕선재 대전 감독)이 밝히는 서울-제주 챔피언결정전 전망
<1> 결과 전망 ㉠ 서울 우세(4명) ㉡ 제주 우세(1명) ㉢ 백중세(3명)
<2> 서울의 키 플레이어는? ㉠ 데얀(5명) ㉡ 정조국(2명) ㉢ 김용대(1명)
<3> 제주의 키 플레이어는? ㉠ 구자철(4명) ㉡ 김은중(3명) ㉢ 홍정호(1명)
<4> 서울의 강점은? 공격 루트가 다양. 좋은 골 결정력. 앞선 체력. 심하지 않은 기복. <5> 제주의 강점은? 미드필더들의 짧고 세밀한 패스. 탄탄한 수비. 상승세. 좋은 조직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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