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로축구-푹 쉰 제주 “챔프전도 이렇게”

  • 동아일보
  • 입력 2010년 11월 29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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네코 결승골로 지친 전북 울려… 내달 1일 서울과 첫판

제주 유나이티드가 K리그 챔피언결정전에 올랐다. 제주는 28일 제주월드컵경기장에서 열린 전북 현대와의 K리그 플레이오프에서 네코(사진)의 결승골에 힘입어 1-0으로 이겼다. 제주는 2006년 부천에서 제주로 연고지를 이전한 뒤 올 시즌 정규리그 2위로 처음으로 플레이오프에 진출했고 기세를 몰아 챔피언결정전에 올랐다.

박경훈 제주 감독은 경기 전 선수들의 실전 감각을 걱정했다. 6강 플레이오프에서부터 2경기를 치르고 올라온 전북과 달리 제주는 7일 인천 유나이티드전 이후 20여 일 동안 경기를 하지 못했다. 제주는 전반 활발한 움직임을 보이지 못했다. 평소보다 기온이 떨어진 탓도 있었지만 전북의 압박수비에 막혀 전반에 단 한 차례의 슈팅만 했을 정도로 움직임이 둔했다.

하지만 후반 시작 휘슬이 울리자 제주는 체력이 떨어진 전북을 상대로 강하게 밀어붙였다. 점차 슈팅수를 늘려가던 제주는 후반 30분 전북에 결정타를 날렸다. 산토스가 중앙으로 공을 몰다 페널티 지역 안쪽에 있던 김은중에게 패스를 했다. 두 명의 수비수를 등지고 서 있던 김은중은 뒤에서 쇄도하던 네코에게 패스를 했고 네코는 오른발로 논스톱 슛을 날리며 전북의 골망을 흔들었다.

경기 뒤 밝은 표정으로 기자회견장에 나타난 박 감독은 주장 김은중을 유난히 많이 언급했다. 김은중은 이날 통산 득점 97골로 전북 이동국(99골)과 100호 골 경쟁을 벌였다. 비록 골은 넣지 못했지만 김은중은 감독의 마음을 얻었다. 박 감독은 “여기까지 올라오는 데 김은중이 교두보 역할을 훌륭하게 해줬다”며 “보통 경기 전날 숙소에 들어와 합숙을 시작하는데 김은중이 선수들을 이끌고 이틀 전에 들어와 합숙을 시작했다. 감동받았다. 김은중이 있었기 때문에 챔피언결정전 진출이 가능했다”고 칭찬을 아끼지 않았다. 김은중은 올 시즌 정규리그에서 13득점 10도움으로 제주의 정규리그 2위를 이끌었다.

제주는 다음 달 1일(오후 7시·제주월드컵경기장)과 5일(오후 2시·서울월드컵경기장) FC 서울과 우승 트로피를 놓고 챔피언결정전을 벌인다. 역대 K리그 챔피언결정전에서 2위 팀이 1위 팀을 넘어선 적은 한 번도 없다. 박 감독은 “2위 팀이 한 번도 우승을 하지 못했던 것을 알고 있다. 그것을 깨야 훌륭한 팀이다. 이번이 깨질 때라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서귀포=김동욱 기자 creating@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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