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한야구 찍으러 왔습네다” 北임원진 야구장 깜짝 등장

  • 스포츠동아
  • 입력 2010년 11월 19일 07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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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중국의 야구 준결승전이 펼쳐진 18일 오후 아오티베이스볼필드. 홈플레이트 뒤쪽에 북한 선수단 유니폼을 입은 4명의 중년남성이 자리를 잡아 눈길을 끌었다. 경기 도중 과자 한 보따리를 풀어놓고, 여유롭게 경기를 관전한 이들 중 한 명은 캠코더를 들고 열심히 경기 장면을 녹화했다.

북한 선수단 임원용 신분증을 찬 이들은 북한 체육연구사들이었다. 야구를 포함한 체육 전반을 연구하는 이들은 옆에 앉은 한국 취재진의 질문에 간간이 답하며 흥미로운 얘기들을 털어놓았다.

이들은 “북한에서도 야구가 제법 인기가 있고, 장려하는 추세”라고 입을 모았다. 이들 중 한 명은 김태균(지바롯데)이 일본에서 뛰고 있는 사실도 알고 있었는데 지바롯데의 우승 여부를 한국 기자들에게 되묻기도 했다.

캠코더를 들고 있던 연구사는 “1975년도에 소년 야구를 했고 잠시 쉬었다가 요즘 다시 야구를 한다. 북에서는 봄, 여름, 가을에 야구를 하는데 자주는 못한다”며 “북에 있는 누군가에게 부탁을 받고 열심히 화면을 찍고 있다”고 밝혔다.

TV로도 선진야구를 접할 기회가 없어 이번 아시안게임처럼 국제대회가 있을 때 비디오로 촬영해 선진 기술과 동작 등을 배우는 것으로 보인다. 국제야구연맹(IBAF) 홈페이지에 따르면 북한은 1985년 야구협회를 창설한 뒤 1990년 아시아야구연맹에 가입했다. 1993년 호주에서 열린 제17회 아시아선수권대회에 출전하기도 했지만 이후 국제무대에서 자취를 감췄다.

광저우(중국)|김도헌 기자 dohoney@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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