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년 차이 조호성-장선재 “함께 딴 금메달 꿈만 같아”

10년 세월잇는 신구에이스 환상호흡
사이클 4km 단체추발서 금메달 질주
“스승같은 호성이형과 금 딸줄이야…”
개인·단체 2관왕 장선재, 벅찬 감격

조호성. [스포츠동아 DB]

‘효자종목’사이클이 아시안게임에서 또 하나의 의미있는 대기록을 엮어냈다. 남자 4km 단체추발과 개인추발에서 아시안게임 2연패를 달성했다. 10년의 나이차를 넘어선 신구 에이스의 환상호흡 덕이다.

조호성(36·서울시청)∼장선재(26·대한지적공사)∼박선호(26·서울시청)∼황인혁(22·금산군청)으로 이뤄진 남자사이클대표팀은 16일 광저우대학타운 벨로드롬에서 벌어진 남자 4km 단체추발 결승에서 4분7초872의 기록으로 홍콩(4분10초859)을 따돌리고 우승했다. 남자 4km 개인추발에서 장선재가 금메달을 따낸 지 이틀 만이다.

한국 사이클은 4년 전 도하아시안게임 때도 에이스 장선재가 개인추발, 장선재를 포함한 4인의 철각이 단체추발을 석권한 바 있다. 장선재 개인으로는 아시안게임 2관왕 2연패다. 한국 사이클 선수로는 최초다. 또 2002부산아시안게임을 끝으로 은퇴해 경륜으로 전향했던 조호성도 아마 복귀 1년 만에 자신의 5번째 아시안게임 금메달을 목에 걸며 맏형의 자존심을 지켰다.

조호성과 장선재는 한국 사이클의 10년 세월을 잇는 쌍두마차다. 조호성이 1990년대를 주름잡은 ‘한국 사이클의 황제’라면, 장선재는 2000년대를 책임진 ‘한국 사이클의 기둥’이다. 조호성은 1994년 히로시마아시안게임 포인트 레이스 우승을 시작으로 1998년 방콕 대회 4km 단체추발, 2002년 부산 대회 30km 포인트 레이스 및 매디슨에서 잇달아 금메달을 땄다. 장선재는 2006년 도하 대회에서 4km 개인 및 단체추발과 50km 매디슨에서 3관왕에 올랐다. 한국 사이클 역사상 첫 아시안게임 3관왕이었다.

중학교 때 사이클에 입문한 장선재에게 조호성은 스승이나 다름없다. 16일 단체추발 우승 후 장선재는 “조호성 선배와 함께 금메달을 따는 것은 나의 꿈이기도 했다. 그저 영광스러울 뿐”이라고 말했다. 그런 후배가 대견스럽기만 했던지 조호성은 “도하아시안게임 때는 참가하지 못해 전화로만 응원했는데, 같이 금메달을 따니 그저 벅차다”며 “장선재는 신체조건과 독주능력이 좋다. 나도 지금은 배우는 점이 많다”고 화답했다.

정재우 기자 jace@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