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열 못가린 골프 양궁 이색 대결

  • 동아일보
  • 입력 2010년 11월 9일 17시 57분


코멘트
'골프 지존' 신지애(미래에셋)는 초등학교 시절 양궁 선수 경험이 도움이 됐다고 한다. 골프와 양궁은 비슷한 측면이 많다. 고도의 집중력과 섬세한 손 감각이 요구된다. 두 종목 보두 바람이 불면 오조준을 하기도 한다. 장영술 현대제철 양궁팀 감독은 "그린이 과녁이라면, 홀은 엑스텐(10점 만점 중에서도 지름 6.1cm의 정중앙)이다. 아이언 샷과 화살은 포물선을 그리며 날아가는 궤적이 똑같다"고 말했다.

닮은꼴인 골프와 양궁이 이색 대결을 벌였다. 9일 경기 이천 설봉국궁장에서 골프용품업체 캘러웨이가 신제품 아이언 '레이저 X'를 홍보하기 위해 마련한 이벤트 행사가 그 무대였다. 결론부터 말하면 접전 끝에 무승부로 끝났다. 경기는 과녁과 홀을 바꿔서 진행됐다. 한국여자프로골프투어에서 시즌 3승으로 상금 선두를 달리고 있는 이보미(하이마트)와 조윤지(한솔), 배희경은 70m와 120m 거리에서 비스듬하게 세워진 지름 120cm 정도의 과녁을 향해 샷을 날렸다. 현대모비스 양궁팀 이현정, 최미나, 이가람은 같은 거리에서 지름 20cm의 홀에 화살을 꽂아 넣는 방식이었다. 거리별로 각자 세 번씩의 기회가 주어졌다.

70m 거리에서 이보미는 6번 아이언으로, 조윤지는 7번 아이언으로 명중시켜 주위의 찬사를 들었다. 양궁의 이현정, 이가람도 홀에 적중시켜 2-2로 팽팽히 맞섰다. 하지만 120m 거리에서는 초속 7m에 이르는 강풍과 추위의 악조건으로 각자 5차례의 도전에도 한 명도 성공시키지 못했다. 연장전에 들어가 배희경과 이가람이 각각 한 차례씩 성공해 결국 우열을 가리지 못했다. 이보미는 "바람 때문에 너무 힘들었다. 쉽게 맞추리라 생각했는데 뜻밖에 어려워 긴장이 많이 됐다. 좋은 경험이었다"고 말했다.

김종석 기자 kjs0123@donga.com


  • 좋아요
    0
  • 슬퍼요
    0
  • 화나요
    0
  • 추천해요

댓글 0

지금 뜨는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