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AR&F1]알고보면 더 짜릿한 F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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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10년 10월 21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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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고시속 350km ‘총알’… 0.0001초 찰나에 승패 결정
노면온도-날씨따라 타이어 4중 택1… 지략 대결도 불꽃


《포뮬러 원(F1)은 아는 만큼 빠져드는 스포츠다. 기본적으로 속도로 순위를 정하기 때문에 육상이나 수영과 별 차이가 없을 것이라고 생각할 수도 있지만 대회 운영이나 챔피언을 가리는 방식이 올림픽 종목과는 차이가 많다. 그렇다고 복잡하지는 않다. 몇 가지 키워드만 안다면 짜릿한 질주를 즐기기 위한 준비는 끝난다.》

○ F1, 어떻게 구성되나

한 도시에서 열리는 올림픽, 1∼2개 국가에서 개최되는 월드컵과 달리 F1은 1년 동안 여러 나라를 순회하면서 경기가 열린다. 올해는 19개 나라를 돌며 19라운드를 치른다. 한국에서 열리는 대회는 17라운드다.

F1에는 12개 팀에서 각각 2명씩, 모두 24명의 드라이버가 출전한다. 전 세계에서 가장 운전을 잘하는 24명이 모여 짧게는 260km, 길게는 310km에 이르는 거리의 서킷을 경주용 차를 타고 경합을 벌인다. 각 라운드마다 우승자는 25포인트, 준우승 18포인트, 3위 15포인트가 각각 주어진다. 나머지 4위부터 10위까지는 각각 12, 10, 8, 6, 4, 2, 1 포인트를 획득한다. 선수별 현재 포인트를 알면 경쟁구도가 그려지기 때문에 경기관람이 더 흥미진진해진다.

F1의 타이틀은 최고의 운전자에게 주는 드라이버즈 챔피언십과 팀 부분 시상인 컨스트럭터즈 챔피언십 등 2개다. 드라이버 타이틀은 각 라운드에서 얻은 포인트를 합산해 최다 포인트를 기록한 드라이버 1명이 차지하게 된다. 컨스트럭터즈 타이틀은 소속 드라이버들의 연간 포인트를 합산해 순위를 결정한다.

○ F1 경기, 어떻게 진행되나

0.0001초의 기록을 단축하기 위해 팀마다 매년 수천 억 원에 달하는 연구비를 투자하는 F1에서는 출발 순서가 어떤 스포츠보다 중요하다. 한 라운드의 우승자를 가리는 결선 경기의 그리드(결승전의 출발 순서를 표시한 트랙의 스타트 부분)에 서는 머신 순서는 예선 결과에 따라 결정된다.

금요일 연습 경기에 이어 토요일에 열리는 예선 경기는 3개 세션으로 진행된다. 제1세션에서는 24명의 드라이버가 트랙을 달려 랩타임 기록에 따라 하위 7명의 드라이버를 일요일에 열리는 결선 경기의 18∼24번째 그리드에 배정한다. 2세션에서는 1세션 하위 7명을 뺀 17명이 다시 트랙을 달려 랩타임 측정해 하위 7명을 11∼17 그리드에 배정한다. 3세션에서는 1,2세션에서 살아 남은 10명이 다시 랩타임을 측정해 1∼10번 출발 위치가 결정된다. 드라이버들의 실력이 비슷해 한 대 추월하기가 여간해서는 쉽지 않기 때문에 예선 성적이 결선 성적의 8할 정도 좌우한다고 볼 수 있다. 이 때문에 3세션에서는 결선만큼이나 치열한 레이스가 펼쳐진다.

○ 운전 기술만큼 전략이 중요

규정상 결선 경기에서는 두 종류 이상의 타이어를 사용해야 한다. 선두를 달리고 있다 해도 한 번은 타이어 교체(피트 스톱)를 해야 한다. 이 때문에 타이어 교체 시간은 승부의 또 다른 변수가 된다. 이 때가 다른 드라이버에게 역전의 기회가 될 수도 있는 것.

팀마다 타이어의 교체 시기, 어떤 타이어를 먼저 사용할지에 대한 정교한 전략이 요구된다. F1 레이스 중 사용 가능한 타이어 종류는 접지력에 따라 슈퍼 소프트, 소프트, 미디엄, 하드 총 4가지로 나뉜다. 레이스 당일의 날씨에 따라 더 높은 성능을 낼 수 있는 타이어를 선택하는 것부터 지략 대결이 시작된다. 여기에 드라이버가 얼마만큼 타이어의 수명을 연장시키는 레이싱을 펼치는지에 따라 성적이 갈릴 수 있다.

머신의 타이어 4개를 교체하는 데 걸리는 시간은 평균 4초가 채 안 걸린다. 0.0001초에서 승부가 갈리기 때문에 ‘달인의 경지’에 이른 스태프들이 타이어를 교체하는 것도 주요 관전 포인트라고 할 수 있다.

○ 깃발의 의미를 알아야 재미있다


검은색 깃발은 페널티를 받은 드라이버의 차번호와 함께 게시된다. 검은색 깃발을 본 드라이버는 3바퀴 이내에 피트로 들어와 오피셜의 지시를 따라야 한다.

흑색과 백색 줄이 차례로 들어가 있는 깃발은 비신사적인 행동을 한 드라이버에 대한 경고 깃발이다. 엔트리 넘버와 함께 표시된다.
청색기는 뒤에서 더 빠른 차가 추월을 시도하고 있어 양보해주라는 뜻이다. 백색기는 사고로 트랙에 견인차 등이 들어왔으니 주의하라는 지시다. 노란색은 트랙에 사고나 비정상적인 상황이 발생했음을, 적색기는 사고로 레이스를 일시 중지한다는 것을 알리는 깃발이다. 노란색 깃발이 흔들리는 구간에서는 추월도 금지된다. 오렌지볼이 표시된 깃발은 레이스를 진행하기 어려울 정도로 파손된 경주차에 보내는 수리 지시신호다. 엔트리 넘버와 함께 게시되며 이 깃발을 본 드라이버는 피트로 돌아와 수리해야 한다. 흑백 체크 무늬가 있는 깃발은 모든 랩을 마치고 경기가 종료됐음을 알리는 신호다. 가장 먼저 체크기를 받는 드라이버가 그날의 우승자다.

○ 응원할 선수를 정하라

좋아하는 팀과 드라이버가 있다면 더 빠져들 수 있다. 페라리, 메르세데스벤츠, BMW, 르노 등 유럽 굴지의 자동차 메이커가 현재 F1의 팀을 운영하고 있는 만큼 자신이 타고 있거나 타고 싶은 자동차 메이커를 응원하는 것도 하나의 방법이다.

마음에 드는 팀이 없다면 마음에 드는 선수를 골라 보자. 맥라렌의 젠슨 버튼, 루이스 해밀턴과 페라리의 페르난도 알론소 등은 F1의 대표적인 ‘꽃미남’으로 공인받는 드라이버들이다.

황진영 기자 buddy@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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