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효봉의 The Star] “홈런치는 법 잘 안다”…홈런왕 꿈꾸는 타격머신

동아닷컴 입력 2010-09-24 07:00수정 2010-09-24 08: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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두산 김현수는 2008∼2009년 2년 연속 타율 0.357을 올린 뒤 홈런타자 변신을 선언했다. 그리고 추석인 22일 잠실에서 열린 SK와의 더블헤더에서 연거푸 홈런을 날리며 한 시즌 개인 최다인 24홈런을 기록했다. 스포츠동아DB
두산 김현수(22)의 꿈은 홈런왕과 타점왕을 한꺼번에 차지하는 것이다. 그는 지난 2년 연속으로 타율 0.357을 기록하며 최다안타를 2연패한 최고의 콘택트 히터다. 올해는 3할보다는 30홈런을 목표로 삼았다. 수위타자보다는 2년 연속 100타점에 도전했다. 홈런왕을 하겠다는 꿈을 갖고 과감하게 변신을 택했다. 추석날 잠실에서 열린 SK와의 더블헤더에서는 두 경기 연속 홈런을 때렸다. 지난해 세운 자신의 한 시즌 최다 홈런 23개를 넘어서는 24호가 터져 나왔다. 22일까지 정규리그 두 게임을 남겨놓은 상태에서 그는 타율 0.312, 24홈런, 89타점이라는 준수한 성적을 남겼다. 김현수는 “30홈런과 100타점은 못했지만 홈런을 치는 방법을 좀더 알게 됐다”며 밝은 웃음을 지었다. 올 시즌 그는 실패 속에서 많은 것을 배웠다. 타격폼도 여러 번 바꿨고 특히 좌투수에게 고전했다. 시즌 초반 힘들었던 시간을 잘 이겨낸 그는 분명 한 단계 더 발전한 타자가 됐다. 김현수가 내년에는 과연 몇 개의 홈런을 쏘아 올릴지 벌써부터 기대된다. 물론 다음주 시작되는 롯데와의 준플레이오프에서도 그는 가장 관심을 모으는 타자다.

경기전후 매일 500개씩 스윙 ‘연습벌레’
움직임 최소화…타격 타이밍 찾기 주력 
준PO 상대 롯데투수 공략법 연구 또 연구 
“내가 홈런 많이 쳐야 KS 우승” 독기 올라 
나의 꿈은 홈런왕과 타점왕 동시석권… 
좌완투수 넘어 내년시즌엔 30홈런 쏜다 

○홈런은 타이밍이다!

타자에게 타이밍은 생명과 같다. 타이밍이 나쁘면 좋은 타구를 만들어내기 어렵다. 올해 김현수의 타이밍은 대체로 늦었다. 타이밍이 늦었기 때문에 히팅 포인트가 뒤로 밀렸다. 장타를 의식해 오른발을 들고 어깨를 안으로 당기다보니 준비를 빨리 하지 못했다. 타이밍이 좋으면 히팅 포인트가 홈플레이트 앞으로 오게 되고 큰 힘을 들이지 않고 홈런을 칠 수 있다. 그는 최고의 콘택트 능력과 훌륭한 폴로스루를 몸에 익히고 있다. 좋은 타이밍으로 히팅 포인트를 좀더 앞으로 끌고 간다면 30홈런도 쉽게 칠 수 있다. 김현수는 후반기 들어 다리를 높이 들지 않고 친다. 스트라이드를 가볍게 하면서 몸의 움직임을 최소화시켰고 준비도 빨라졌다. 6월까지 2할대에서 고전하던 그의 월별 타율이 7월부터 3할대로 올라섰다. 9월에는 15경기에서 5홈런, 15타점, 타율 0.392다. 김현수는 올해 타격 7관왕을 달리는 롯데 이대호의 성공비결을 ‘완벽한 타이밍’이라고 표현했다. 세인트루이스의 앨버트 푸홀스가 10년 연속 30홈런-100타점을 기록한 것도 좋은 타이밍을 잡는 천부적 능력을 빼놓고선 설명할 수 없다. “타격은 타이밍의 예술이다.”

○방법은 노력밖에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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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현수는 연습생 출신 슈퍼스타다. 그는 엄청난 훈련을 통해 리그 정상의 타자가 됐고 올해도 훈련량이 엄청났다. 시즌 내내 좋은 타이밍을 잡기 위해 가장 먼저 야구장에 갔다. 타이밍은 몸과 마음이 일체가 되는 것밖에는 방법이 없다. 훈련을 통해 많은 타격을 하는 게 지름길이다. 경기 전과 경기 후 매일 실내훈련장에서 500개가 넘는 공을 때렸다. 좋은 타이밍을 잡기 위해 노력했고, 좋은 타이밍을 잡기 위한 타격폼을 익히기 위해 노력했다. 송재박 두산 타격코치는 “홈런타자가 되겠다는 열정이 없으면 불가능하다”며 김현수는 정말 노력하는 타자라고 칭찬했다.

○최다안타가 발목을 잡았다!

올해 김현수가 세운 목표는 3년 연속 최다안타 1위와 30홈런-100타점이다. 타율에 대한 목표는 세우지 않았다. 결과적으로 목표 설정이 잘못됐다고 김현수는 설명했다. 그는 “홈런타자가 되겠다고 했는데 안타에 대한 미련을 버리지 못했다”며 특히 투스트라이크 이후 과감한 스윙을 하지 못한 것을 아쉬워했다. 김현수는 어려서부터 홈런왕을 꿈꿨다. “2년 연속 0.357을 쳤지만 항상 꿈은 홈런왕이었다. 특히 올해 홍성흔 선배를 보고 많은 것을 느꼈다. 팀에 보탬이 되고 타자의 가치를 높이는 것은 역시 홈런과 타점이라는 생각을 했다”고 털어놓았다.

○좌투수를 넘어서라!

레너드 코페트는 ‘야구란 무엇인가’라는 저서에서 야구를 육체보다 정신이 우선되는 스포츠라고 했다. 특히 타자는 공에 대한 두려움을 이겨내는 게 첫 번째라고 소개했다. 올해 김현수는 좌투수에게 약했다. 좌투수 상대타율이 2008년 0.325에서 지난해는 0.297, 올해는 0.221까지 떨어졌다. 올해 각 구단은 김현수의 공략 포인트를 몸쪽으로 정했다. 특히 좌투수들은 경쟁적으로 김현수의 몸쪽을 집중 공략했다. 머리쪽으로 날아오는 공도 많았다. 타석에서 몸쪽 공에 부담을 느낀 김현수는 바깥쪽 변화구에 손쉽게 당했다. 김경문 두산 감독은 “공을 무서워하는 순간 지는 것”이라며 김현수가 한 단계 성장하기 위해 넘어야 할 과제라고 했다. 김현수는 9월에 5개의 홈런을 쳤다. 그 가운데 3개를 좌투수에게 뽑아낸 건 기분 좋은 일이다. “한번도 좌투수에게 약하다는 생각을 해본 적이 없어요. 저 자신의 문제였죠.”

○396연속경기출장 끝!

김현수는 8월 26일 대구 삼성전에 출전하지 못했다. 4년 동안 이어오던 396연속경기출장이 끝났다. “그날 하루만 아쉬웠어요. 자고 일어나니까 오히려 잘됐다는 느낌이 들더라고요.” 김현수는 “전 경기에 출장하려면 몸이 아프거나 컨디션이 나빠도 나가야 한다”며 “1년 내내 컨디션이 좋을 수는 없기 때문에 때로는 적절한 관리가 오히려 팀과 개인에게 도움이 된다”고 했다. 연속경기출장이 끝난 이후 김현수는 59타수 23안타, 0.389의 고타율 행진을 이어가고 있다.

○홈런과 타점왕 석권! 한국시리즈 우승!

김현수의 꿈은 홈런왕과 타점왕 석권이다. 국내 왼손타자 가운데 홈런왕을 차지한 선수는 김기태(LG 2군 감독)와 이승엽 (요미우리) 두 명이고, 홈런과 타점 동시석권은 이승엽이 유일하다. 잠실구장을 연고로 하는 서울에서는 1995년 김상호(OB)와 1998년 우즈(OB)가 홈런과 타점 2관왕에 올랐다. 김현수는 “지금은 준PO에서 롯데 투수들을 어떻게 상대할 것인지에만 몰두하고 있다”며 내년에는 꼭 30홈런을 치겠다는 포부를 밝혔다. 2년 연속 20홈런을 기록한 김현수의 홈런왕 꿈은 계속 진행 중이다. 뛰어난 콘택트 능력과 완벽한 폴로스루에 타이밍까지 맞아떨어진다면 내년 시즌 30홈런은 쉽게 칠 수도 있다. 시즌 초반 힘들었던 시간을 이겨낸 긍정적 사고와 노력하는 자세도 홈런타자 김현수의 가능성을 더욱 높여준다. ‘안타 치는 기계’로 불렸던 그가 홈런왕에 도전하고 나섰다. 김현수는 “안타보다는 홈런을 많이 치고 타점을 많이 올려야 두산이 한국시리즈에서 우승할 수 있다”고 말한다. 그의 홈런왕 도전은 그 자체만으로도 팬들의 주목을 받기에 충분하다. 롯데 이대호와 KIA 김상현, 그리고 두산 김현수가 함께 이끌어가는 2011년 홈런왕 레이스를 일찌감치 기대해본다.

스포츠동아 해설위원

▶Who 김현수? ▲생년월일=1988년 1월 12일 ▲출신교=쌍문초∼신일중∼신일고 ▲키·몸무게=190cm·100kg(우투좌타) ▲프로 데뷔=2006년 두산(신고선수) ▲2009년 성적=133경기, 타율 0.357, 23홈런, 104타점 ▲2010년 연봉=2억5200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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