골든로즈, 황홀한 막판 스퍼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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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10년 9월 20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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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4회 동아일보배 대상경주

19일 제14회 동아일보배 대상경주에 출전한 기수와 경주마들이 힘차게 직선 주로를 달리고 있다. ‘골든로즈’가 문세영 기수와 호흡을 맞춰 우승했다. 과천=원대연 기자 yeon72@donga.com
19일 제14회 동아일보배 대상경주에 출전한 기수와 경주마들이 힘차게 직선 주로를 달리고 있다. ‘골든로즈’가 문세영 기수와 호흡을 맞춰 우승했다. 과천=원대연 기자 yeon72@donga.com


5위권 달리다 300m 남기고 극적인 역전우승


‘골든로즈’가 국산 암말들의 경연장에서 차세대 퀸에 등극했다.

국내산 4세 ‘골든로즈’는 19일 경기 과천 서울경마공원에서 열린 제14회 동아일보배 대상경주에서 문세영 기수(30)와 호흡을 맞춰 우승했다. 1997년 동아일보와 한국마사회가 창설한 이 대회는 그동안 단거리에 강한 스프린터 경주마의 등용문 역할을 해왔다. 올해도 국내산 2군 3세 이상 암말들이 출전해 자웅을 겨뤘다.

‘골든로즈’는 출발에선 ‘미소피아’와 ‘탐라환희’에 뒤졌지만 5위권을 유지하다 마지막 300m를 남기고 스퍼트해 ‘탐라환희’를 따라잡는 극적인 역전극을 연출했다. 최근 최고 기수로 떠오른 문세영은 ‘탐라환희’와 호흡을 맞춘 베테랑 박태종 기수(45)와의 라이벌 대결에서 승리했다. 총상금 2억 원이 걸린 이번 레이스에서 ‘골든로즈’는 1억600만 원의 우승 상금을 챙겼다.

강력한 우승후보로 꼽힌 ‘탐라환희’는 지나친 기대에 부담을 느꼈고 출발한 뒤 내선 선행 싸움에서 밀리는 바람에 아쉽게 2위에 머물렀다. 마지막 코너를 돌 때까지 5위권에도 없던 ‘멋진세계’는 막판 추입에서 능력을 발휘해 3위에 올랐다.

19일 열린 제14회 동아일보배 대상경주 시상식 직후 수상자와 시상자들이 포즈를 취했다. 왼쪽부터 강봉구 한국마사회 부회장, 김선식 마주, 김재호 동아일보 사장, 문세영 기수, 김광원 한국마사회 회장. 과천=원대연 기자 yeon72@donga.com
19일 열린 제14회 동아일보배 대상경주 시상식 직후 수상자와 시상자들이 포즈를 취했다. 왼쪽부터 강봉구 한국마사회 부회장, 김선식 마주, 김재호 동아일보 사장, 문세영 기수, 김광원 한국마사회 회장. 과천=원대연 기자 yeon72@donga.com
이날 서울경마공원에는 3만7621명이 입장했다. 대상경주 매출액은 64억5300만 원에 이르렀고 단승식은 4.4배, 복승식은 6.9배, 쌍승식은 14.8배의 배당률을 기록했다. 삼복승식은 9.6배.

과천=양종구 기자 yjongk@donga.com
▼“초반 욕심 안부린게 주효”▼

우승 골든로즈 기수 문세영


문세영 기수는 19일 제14회 동아일보배 대상경주에서 우승하며 명실상부한 ‘과천벌 킹’으로 돌아왔다.

시즌 초반 다승 1위를 달리던 문세영은 7월과 8월 48번 기승해 겨우 4승을 거두는 슬럼프에 빠졌다. 결국 조경호(34)에게 다승 선두 자리를 내줬다. 하지만 문세영은 9월 들어 다시 승수를 쌓았고 이날까지 시즌 92승을 거둬 조경호(84승)를 제쳤다.

문세영은 이날 하루만 동아일보배를 포함해 3승을 추가했다. 전문가들은 이 같은 추세라면 문세영이 2008년 세웠던 개인 최다승이자 연간 최다승 기록인 128승 이상을 거둘 것으로 보고 있다. 문세영의 통산 우승은 525승.

문세영이 대상경주에서 2008년 12월 이후 1년 9개월 만에 우승한 것도 의미가 있다. 그동안 큰 경기에서 제 역할을 하지 못했는데 이날 동아일보배에서 정상에 오르며 자신감을 한껏 끌어올렸다.

문세영은 “최근 골든로즈의 컨디션이 좋지 않아 걱정했다. 하지만 함께 훈련하며 컨디션을 많이 끌어올렸다. 선행 욕심을 버리고 차분히 따라갔다. 몸싸움을 피하고 기회를 본 게 승리의 원인인 것 같다”고 말했다. 그는 “모든 기수들이 대상경주에서 우승하고 싶어 한다. 욕심도 많이 냈다. 무리한 욕심이 좋은 결과로 이어지지 않았다. 그래서 이번엔 욕심을 버렸다. 동아일보배에서 우승해 기쁘다”며 활짝 웃었다.

과천=양종구 기자 yjongk@donga.com
▼“즐기는 경마문화 만들 것”▼

김광원 한국마사회장



19일 취임 2주년을 맞은 김광원 한국마사회장(70·사진)은 “경마는 도박이 아니라 국민 누구나 즐기는 레저 스포츠가 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2008년 마사회 수장에 오른 김 회장은 그동안 ‘경마=도박’이란 인식을 없애기 위해 말 산업에 집중해왔다. 말 산업을 제대로 발전시키기 위해서는 경마에 비해 취약한 승마산업을 집중 육성해야 한다고 판단했다. 승마는 말의 출생부터 육성, 유통까지 관련 사업이 함께 발전할 수 있고 농촌 경제에도 도움이 된다. 일반인들이 무료로 승마를 즐길 수 있도록 전국의 민간 승마장과 연계해 ‘전 국민 말 타기 운동’을 하고 있는 이유다.

김 회장은 말 산업 육성법을 제정하기 위해 노력해왔고 현재 관련법이 국회에 계류 중이다. 우수마를 만들 수 없는 국내 현실을 고려해 미국에 교육센터를 만드는 것도 추진하고 있다.

김 회장은 “이젠 무엇보다 남의 눈치 보지 않고 경마를 즐길 수 있는 문화를 만들겠다”고 말했다.

과천=양종구 기자 yjongk@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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