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른 넘으면 배구 힘들다? 누가 그래요?

동아일보 입력 2010-09-03 03:00수정 2010-09-03 04: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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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트 돌아온 방신봉-장소연
복귀 첫시즌 149-240득점 펄펄
‘배구 선수는 서른을 넘기면 힘들다’는 편견을 깨고 알짜배기 활약을 펼치고 있는 T&G 장소연 (왼쪽)과 KEPCO45 방신봉. 둘은 “배구도 마흔까지 할 수 있는 운동이라는 걸 알리고 싶다”며 의지를 불태웠다.수원=김동욱 기자creating@donga.com
배구선수로는 환갑을 넘긴 30대 중반. 짧게는 1년, 길게는 5년이나 프로 무대를 떠나 있었다. 주위 사람들은 반신반의했다. 과연 한 경기라도 제대로 뛸 수 있을까. 어떤 이는 “자신을 알아야지” 하며 핀잔을 주기도 했다. 지난 시즌 프로배구 화제 중 하나는 방신봉(35·KEPCO45)과 장소연(36·KT&G)의 복귀. 방신봉은 2008년, 장소연은 2004년 코트를 떠났다. 두 선수를 만나 고참 그리고 복귀 선수로서 이야기를 들어봤다.

○ “주위의 편견이 가장 힘들었다”

방신봉은 지난 시즌 36경기에 나서 149득점, 블로킹 성공률 54%를 기록했다. 주로 원 포인트 블로커로 활약했다. 팀에서 최고참답게 위기 상황 때 나서서 어린 선수들을 이끌었다. 장소연도 지난 시즌 34경기에서 240득점, 블로킹 성공률 76%의 알토란 활약을 펼쳤다. 신인왕 후보에도 올랐지만 사양하기도 했다. 두 사람에 대한 주위 평가는 ‘성공적인 복귀’였다.

두 선수 모두 지난 시즌을 뛰면서 체력적으로 어려운 것은 없었다고 밝혔다. 다만 주위의 편견이 힘들었다고 입을 모았다. “처음에는 주위 시선이 힘들었어요. 사람들의 기대치에 못 미치면 괜히 복귀한 게 아닌가 하고 스트레스를 받았죠. 그런 편견을 깨려고 더욱더 열심히 했던 것 같아요.”(장소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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또 한 가지는 최고참이라는 위치였다. 방신봉은 남자부에서 후인정(36·현대캐피탈) 다음으로 나이가 많다. 장소연은 여자부 최고령이다. “최고참이라는 위치가 적잖이 부담됐어요. 처음에는 후배들이 어려워하더군요. 가장 어린 후배와 열두 살 차이가 나요. 제가 먼저 다가가려고 노력했죠. 다행히 후배들이 잘 따라줘 고마워요.”(방신봉)

○ “후배들이 우리 보고 희망 가지길”

두 사람은 이날 만남을 무척 반가워했다. 방신봉은 “나이와 복귀라는 공통점이 있어 서로 좀 더 이해를 한다. 가끔 마주치면 힘내자고 얘기한다”고 웃었다.

팀으로부터 복귀 제의를 들었을 때 방신봉은 고민이 많았다. “은퇴하면 코치로 갈 줄 알았는데 현실은 녹록지 않더군요. 이 나이에 할 수 있을까 고민이 많았죠. 몸도 예전 같지 않고 피로도 빨리 안 풀려서요. 그래도 팀이 승리할 때면 그런 고민을 그때 왜 했나 싶어요. 역시 선수는 뛰어야 선수죠.”(방신봉)

장소연은 여자부에서 정대영(GS칼텍스)과 함께 보기 드문 엄마 선수다. 아이 이야기가 나오자 장소연은 한숨부터 쉬었다. “그래도 애와 떨어져 지내니까 가슴이 아프더군요. 시즌 초반에 그것 때문에 힘들었어요. 그래도 사실 애보는 게 코트에서 뛰는 것보다 더 힘들어요.(웃음)”(장소연)

두 선수는 이구동성으로 “배구는 서른 넘어서는 못한다는 편견을 깨고 싶다. 이제 배구도 마흔까지 할 수 있는 운동이라는 것을 알리고 싶다. 그만큼 부담과 책임이 무겁다. 물론 우리가 잘해야 한다”고 말했다.

수원=김동욱 기자 creating@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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