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F1특집]단순한 자동차이기를 거부하는 F1 머신

동아일보 입력 2010-09-03 03:00수정 2010-09-03 03: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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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초에 ‘출발→시속160km→정지’… 750마력 엔진…
비행기 뒤집어 놓은 형상 앞뒤 날개, 땅에 붙어 달리게 해
시속 340km 달리다 100m 앞에서 브레이크 밟고 코너링
《F1 그랑프리에서 굉음을 내며 질주하는 경주차를 흔히 ‘머신(Machine)’이라 부른다. 자동차라고 부르기를 거부한다. 머신은 최고 시속 350km로 질주한다. 머신은 출발해서 시속 160km까지 속도를 올린 뒤 다시 멈춰서는 데 5, 6초밖에 걸리지 않는다. 0.001초의 기록 단축을 위해서 머신은 나사 하나까지도 수(手)작업으로 만든다. 그만큼 세심한 정성을 쏟아 만든다는 얘기다. 머신은 연구 개발에만 100억 원이 넘게 들어간다. 타이어도 1개 회사 제품을 고집한다.
현대 차량 제조 기술의 정수가 결집된 머신을 해부한다.》

■ 외형


머신은 국제자동차연맹(FIA)의 규정에 따라 제작되기 때문에 모든 머신이 비슷한 모양을 갖췄다. 4개의 바퀴는 외부에 노출돼 있다. 앞뒤로 날개가 달린 것이 가장 큰 특징. 운전석은 드라이버 한 명만 앉을 수 있고 머리가 노출돼 있다.

■ 날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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앞뒤에 달린 날개는 비행기 날개를 뒤집어 놓은 형태다. 머신 날개는 공중에 뜨기 위한 비행기와 달리 빠른 속도로 땅에 달라붙어 달리는 역할을 한다. 날개 덕분에 앞뒤 바퀴에 각각 1t이 넘는 무게가 차를 지면으로 눌러주는 효과가 있다.

■ 엔진

머신의 엔진은 드라이버가 앉는 운전석 등 뒤에 놓인다. 엔진은 머신의 심장 역할을 해 출력은 750마력에 육박한다. 동급 자동차보다 4배 이상의 출력을 낸다. 심장을 쥐어짜는 듯한 굉음의 원천은 엔진의 회전속도다. 머신 피스톤은 분당 1만8000번 움직인다. 반면 엔진 무게는 80∼100kg에 불과할 정도로 가볍다. 고속질주를 위해 알루미늄이나 티타늄처럼 열에 강한 첨단 소재를 사용하기 때문이다.

■ 브레이크

탄소 섬유로 만든 디스크를 쓴다. 디스크 1개는 섭씨 2000도의 뜨거운 열에서 6개월 정도 구워야 완성된다. 이렇게 탄생한 디스크는 섭씨 500∼800도의 고온에서 제 성능을 발휘한다. 이 온도를 넘기지 않도록 하는 것이 드라이버의 중요한 능력 가운데 하나다. 성능이 좋아 시속 340km의 직선 주로를 달리다 코너 100m 앞에서 브레이크를 밟아도 충분히 감속할 수 있다.

■ 변속기

F1에서는 자동 기어가 금지돼 있어 수동 기어를 사용한다. 수동 기어를 손가락 하나로 바꿀 수 있다. 핸들(스티어링휠)에 달린 레버를 당겨 기어 단수를 조절하게 만들었다. 드라이버라면 0.02초 만에 기어를 바꿀 수 있다. 그만큼 손놀림이 빠르다는 얘기다.

■ 타이어

엔진과 함께 머신의 성능을 좌우하는 양대 축이다. 타이어 상태에 따라 경주 결과는 달라진다. 타이어는 휠을 포함한 무게가 15kg 내외다. 여성도 한 손으로 가볍게 들어 올릴 수 있을 정도다. 타이어 기술력의 승패는 노면과의 접지력을 높이는 것이다.

■ 차체

벌집 모양의 알루미늄 판을 샌드위치처럼 끼워 넣고 탄소섬유 껍데기를 붙이는 방식으로 만들어진다. 지구상에서 무게에 비해 가장 단단한 구조다. 시속 200km 이상으로 달리다 충돌해도 드라이버가 큰 부상을 입지 않는 비결은 알루미늄 구조 자체 덕분이다. 머신에서 가장 놀라운 점은 빠르게 발전하는 기술력이다. F1 참가팀들은 대회가 열릴 때마다 머신의 공기역학적 구조물이나 노면 충격에 대응하는 부품들을 계속 갈아 끼운다. 경기장마다 달라지는 코너와 노면에 맞추기 위해 2주 간격으로 새로운 차를 내놓고 있다. F1대회를 단순히 돈 잔치라고 깎아내릴 수 없는 이유다. BMW를 비롯해 페라리, 메르세데스벤츠, 르노, 도요타 등 세계적인 자동차 기업들은 F1대회에 참여하기 위해 연간 4000억 원의 자금을 집행한다. F1 무대에서 진정한 기술의 한계를 체험해 신차 개발에 경쟁력을 확보할 수 있기 때문이다.

이형주 기자 peneye09@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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