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타플러스] 정조국 6호 결승골…‘아빠는 못말려’

  • 스포츠동아
  • 입력 2010년 9월 2일 07시 00분


데얀 빠진 서울 최전방 공격 지휘
전반 43분 승기잡는 결승골 폭발
득남 이후 4경기서 3골 고공행진


‘시련 없는 성공은 없다’고 했다. 1일 포항 스틸야드에서 열린 K리그 포항 원정전이 딱 그랬다. 어려움을 극복하고 서울 공격의 주축에 선 정조국(26)이 결승골을 터뜨리며 팀의 4-1 완승을 진두지휘했다.

경기를 앞두고 경고 누적으로 데얀이 빠진 서울 엔트리를 유심히 들여다보던 포항 박창현 감독대행은 “상대 최고 골잡이가 빠지는 게 우리에게 유리하게 작용했으면 한다”는 바람을 전했지만 예상은 크게 빗나갔다.

킥오프 순간부터 포항은 뭔가 단단히 꼬인 듯 풀리지 않았으나 서울은 전반 15분을 지나면서부터 본격적으로 상대를 몰아치기 시작했다.

그 중심에는 결승골의 주인공 정조국이 있었다.

제파로프와 최전방 투 톱에 포진한 정조국은 중요할 때 한 방씩 터뜨렸다.

전반 22분 최태욱의 첫 골로 앞선 전반 43분 정조국은 최태욱의 패스를 결승 골로 연결해 사실상 승리를 확정지었다. 시즌 6호 골(1도움).

후반 9분 이승렬의 추가 골로 3-0으로 리드하던 후반 인저리타임에 정조국의 발 끝은 또 한 번 포항 골문을 ‘정조준’했다. 비록 정조국이 발을 갖다대기 직전, 김형일의 자책골이 됐으나 정조국의 적극적인 문전 쇄도가 없었다면 득점은 불가능했다.

사실 정조국에게는 시련도 아픔도 많았다. 20세 이하 청소년대표 선발과 국가대표팀 승선 등 이른 나이의 성공은 자만까지 가져왔다.

하지만 이제 아니다.

‘아빠’와 ‘남편’이란 수식이 지금의 정조국을 만들었다. 최태욱과 찰떡궁합을 이뤄 자신의 첫 골을 만들었을 때 엄지를 물어 보이는 ‘젖병’을 펼친데 이어 ‘아기 어르기’ 세리머니를 펼친 것도 그래서였다. 정조국은 미녀 탤런트 김성은 씨와 결혼을 통해 가정을 꾸리고, 지난 달 20일 한 아기(아들)의 아빠가 됐다. 이 경기까지 정조국은 아들을 출산한 뒤 4경기에 나서 3골을 몰아치고 있다.

정조국은 항상 “예전의 내가 아니다. 이전까지는 혼자 밖에 몰랐다면 지금은 ‘함께’라는 걸 중시한다”고 입버릇처럼 말한다. 전북을 꺾고 포스코 컵 정상을 밟은 뒤에도 “아빠가 돼 더 성숙해졌다”는 소감을 털어놓았다.

이 같은 마음가짐은 플레이에서도 고스란히 드러났다. 공격 뿐 아니라 하프라인 아래까지 이동해 수비에 적극 가담하며 포항의 공세를 여러 차례 끊었다. 정조국은 “포인트를 올린 것보다 팀 승리에 보탬이 된 게 더욱 의미 있다”며 활짝 웃었다.

포항|남장현 기자 yoshike3@donga.com

  • 좋아요
    0
  • 슬퍼요
    0
  • 화나요
    0
  • 추천해요

지금 뜨는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