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베이스볼 브레이크] ‘특급좌완’ 놓고 사령탑 장외설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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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10년 8월 16일 07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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특급좌완 류현진(왼쪽)과 김광현. [스포츠동아 DB]
특급좌완 류현진(왼쪽)과 김광현. [스포츠동아 DB]
김성근 “김광현이 낫다” 선제 공격
한대화 “류현진이 최고” 날선 반격
선동열 “류현진이 명맥히 한수 위!”


올 시즌 내내 이어져온 특급 좌완들의 신경전이 사령탑끼리의 감정싸움으로 번지는 양상이다. SK 김광현(22)과 한화 류현진(23)의 맞대결은 언제 성사될지 기약이 없는 가운데 양팀 사령탑끼리 최고 투수가 누구인지를 놓고 ‘말싸움’이 붙었다. SK 김성근 감독이 13일 김광현의 비교우위를 선언하자 하루 뒤 한화 한대화 감독이 선수 보호를 명분으로 류현진을 두둔했다.

○선제공격과 방어


김성근 감독은 13일 잠실 두산전에 앞서 “투구 내용과 관계 없이 승수만 놓고 본다면 김광현이 우위에 있다고 본다. 류현진은 등판 일정을 조절해주지 않았냐. 김광현도 그렇게 했다면 벌써 15승을 넘겼을 것”이라고 주장했다. 아울러 ‘정규시즌 최우수선수(MVP) 경쟁에서도 류현진보다 롯데 이대호가 앞선다’는 취지의 발언을 했다.

이튿날 소식을 접하고 한대화 감독은 강한 어조로 반격을 가했다. 한 감독은 “류현진은 매경기 평균 8이닝을 던진다. 그러니 등판일정을 조금씩 조정해줄 수밖에 없다. 김광현처럼 5∼6이닝을 던지면 5일마다 등판할 수 있다. 게다가 전경기 퀄리티 스타트를 기록하고 있다. (질적으로) 다르지 않느냐. SK처럼 넉넉한 살림(불펜과 타선의 지원)이라면 류현진의 승수는 지금보다 많을 수 있다”고 반박했다. 이어 “류현진이 그 기사(김성근 감독의 발언)를 보면 자존심 상하지 않겠느냐. 그래서 얘기하는 것”이라며 언성을 높였다.

○날선 반응을 바라보는 주변의 시선

SK-한화 감독 간에 펼쳐진 구두 전쟁을 전해들은 삼성 선동열 감독은 15일 경기에 앞서 자신의 소신을 밝혔다. 선 감독은 “내가 보기엔 비교 자체가 무리다. 물론 김광현도 뛰어난 투수지만 올해는 류현진이 확실히 우위에 있지 않느냐. 경기운영능력과 위기대처능력에서 모두 류현진이 앞선다. 타자들이 느끼는 위압감에서도 차원이 다르다”며 류현진의 손을 들어줬다. 상당수 프로야구 관계자들은 또 김성근 감독의 김광현-류현진 비교 발언에 담긴 속뜻에 주목하고 있기도 하다. 포스트시즌을 앞두고 에이스 김광현의 기를 살려주기 위해 의도적으로 류현진과 비교했다는 얘기다. 모 구단 관계자는 “김성근 감독님을 존경하지만 그분의 말 속에는 늘 어떤 의도가 있지 않느냐. 괜히 말려들면 안 된다”고 지적했다.

○맞대결은 성사될까?

왼쪽 정강이에 타구를 맞아 불편함을 호소한 류현진은 당초 17일 잠실 LG전에 선발등판하기로 예정됐다. 이 경우 22일 대전 SK-한화전에서 김광현-류현진의 맞대결이 성사될 것으로 전망됐다. 그러나 한대화 감독은 15일 “류현진의 등판일을 정하지 못했다. LG와 3연전 중 어느 경기에 등판시킬지는 류현진의 몸상태를 더 봐야 한다”고 밝혔다. 류현진이 17일 출격하지 않으면 김광현과의 맞대결은 또 한 차례 무산된다.

대구 | 정재우 기자 jace@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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