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심 월드컵’ 논란 속에도 빛난 ‘칼 심판’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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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10년 7월 14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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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하워드 웹(잉글랜드)
38세 역대최연소 결승전 맡아
경찰출신… 풍부한 경험 강점

[2] 베니토 아르춘디아(멕시코)
한번도 어려운 월드컵 주심
통산 8번이나 맡은 베테랑

[3]정해상(한국)
브라질-네덜란드 8강전 부심
오프사이드 ‘족집게 판정’ 눈길

역대 최악의 ‘오심 월드컵’ 논란 속에 심판들은 바람 앞에 등불이었다. 최첨단 중계 장비의 감시 속에 일어난 오심 논란은 적지 않은 심판을 집으로 보냈다.

잉글랜드 프랭크 램퍼드의 슛을 노골로 선언한 호르헤 라리온다(우루과이), 아르헨티나 카를로스 테베스의 오프사이드를 인정하지 않은 로베르토 로세티 심판(이탈리아)이 대표적이다. 로세티 주심은 대회 개막 이전 영국 일간 데일리메일로부터 월드컵 참가 주심 중 2위로 평가되며 결승전 심판의 하마평에 오르기도 했다. 하지만 결정적 실수로 일찌감치 짐을 싸야 했다. 그는 귀국 직후 은퇴를 선언했다.

브라질 루이스 파비아누의 핸드볼 파울을 잡아내지 못한 스테판 라노이(프랑스), 한국의 첫 경기인 그리스전에서 이청용이 수비수 다리에 걸려 넘어졌지만 페널티킥을 선언하지 않은 마이클 헤스터 주심(뉴질랜드) 등도 더는 얼굴을 볼 수 없었다. 추가 경기 배정 금지의 중징계가 내려졌기 때문이다.

하지만 매머드급 오심 논란에 맞서 남아공을 기회의 땅으로 만든 심판들도 있다. 월등한 체력, 원숙한 경기 운영, 칼날 같은 판단력, 천문학적 몸값의 스타들을 제압하는 카리스마 등을 무기로 생존한 포청천들이다.

영광의 결승전 주심을 맡은 하워드 웹 주심(잉글랜드)이 선봉장이다. 38세인 그는 역대 최연소로 월드컵 결승전 무대에 섰다. 경찰관 출신인 웹 주심은 경고를 아끼지 않는 것으로 유명하다. 유로 2008, 2009 컨페더레이션스컵, 5월 유럽챔피언스리그 결승전 주심 등 풍부한 국제경험도 강점이다.

3, 4위전을 비롯해 세 경기 주심으로 활약했던 베니토 아르춘디아 주심(멕시코)도 명성을 이어갔다. 1993년 국제무대에 데뷔해 베테랑 심판으로 이름을 날렸던 아르춘디아 주심은 남아공에서 월드컵 통산 여덟 번째 주심을 맡았다. 역사상 3명밖에 기록하지 못한 대기록이다. 월드컵 전부터 아르춘디아 주심은 조기 귀국한 로세티 주심과 결승전 주심을 다툴 것으로 예상됐다. 그는 2006년 독일 월드컵 한국과 프랑스의 조별리그 2차전 주심을 맡아 한국 팬들에게도 친숙하다.

한국인으로는 유일하게 남아공 무대를 밟은 정해상 부심도 남아공의 다크호스다. 한창 오프사이드 논란이 불붙었던 브라질-네덜란드의 8강전에서 호비뉴의 오프사이드를 정확하게 잡아냈다. 팬들의 야유와 흥분한 브라질 선수들의 항의에도 부드러운 웃음으로 대응해 호평을 받았다.

유근형 기자 noel@donga.com
이승섭 인턴기자 성균관대 문헌정보학과 4학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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