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테이션] 16강 전사들의 다문화 나눔

  • 동아일보
  • 입력 2010년 7월 5일 17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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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제균 앵커) 여러분 안녕하십니까. 7월 5일 동아 뉴스 스테이션입니다.
남아공 월드컵에서 사상 첫 원정 16강을 이루고 돌아온 태극전사들. 아직 여독이 채 풀리지 않았을 것 같은데요. 선수들이 다시 그라운드에 섰습니다.

(구가인 앵커) 선수들은 가슴에 '多 한국인'이라고 쓰인 유니폼을 입고 경기를 했는데요. 태극전사들이 다시 모인 이유는 뭘까요. 영상뉴스팀 신광영 기자가 취재했습니다.

***
지난달 말 귀국한 태극전사들이 나흘 만에 다시 경기장에 모였습니다.

이번 남아공 월드컵에서 투지와 조직력으로 세계를 놀라게 했던 태극전사들. 하지만 이날 경기는 그 때와 사뭇 다른 모습입니다.

공격수 이승렬 선수가 드리블 돌파를 시도하다 넘어지는가 하면, 공을 유니폼 안에 집어넣고 일명 '임신 드리블'을 시도합니다.

기성용 선수가 상대팀 반칙으로 넘어졌다 일어서자 박주영 선수가 엉덩이를 걷어찹니다.

얼마 뒤 박 선수가 프리킥 찬스를 놓쳤을 땐 기 선수가 달려들어 복수를 합니다.

대표팀 주장 박지성 선수는 이날 회색 정장을 차려입고 감독으로 변신했습니다.

박 감독은 골키퍼 김영광 선수를 최전방 공격수로 투입하는 등 특이한 용병술을 선보이기도 했습니다.

이날 경기 상대는 실업축구팀인 안산 할렐루야. 다문화가정 어린이들을 돕기 위해 열린 자선축구대횝니다.

(인터뷰) 이영표 선수 / 축구 국가대표 수비수
"외국인 근로자들이 많이 사시는 안산에서 경기를 하게 돼 너무 기쁘고 저희들의 오늘 경기가 다문화가족들에게 기쁨을 주고 희망이 될 수 있다면 정말 좋겠습니다."

이날 경기는 박주영 선수가 선취 골을 넣었습니다.

박 선수는 박지성 선수가 그리스 전에서 했던 일명 '풍차 세리모니'를 따라하며 박 감독에게 달려가 안깁니다.

이 광경을 지켜보는 다문화 가족들도 한껏 신이 났습니다.

(인터뷰) 파드마시리 / 스리랑카 출신
"선수들을 TV에서만 보다가 오늘 직접 보니까 기분이 너무 좋아요."

(인터뷰) 김채화 / 중국 출신
"안산에 사니까 할렐루야를 응원해야 되는데 대표팀 너무 좋아요. 다문화 어린이들을 위해 이렇게 나와주셨다니 너무 고마워요."

전반전이 끝난 뒤 휴식시간에는 태극전사들이 다문화가정 어린이들과 풍선을 굴리며 게임을 하는 등 아이들에게 잊지 못할 추억을 선사했습니다.

경기결과는 태극전사 올스타팀의 3대 1 승리. 하지만 경기 결과와 무관하게 선수들은 간만에 긴장을 풀고 90분 내내 웃는 얼굴로 경기를 했습니다.

(인터뷰) 이승렬 / 축구 국가대표 공격수
"오늘 90분 다 뛰기로 해놓고 지성이 형이 갑자기 나오라고 그래서 좀 그랬고요. (웃음) 저희도 오늘 너무 재밌었고 이런 의미 있는 자리가 앞으로도 많았으면 좋겠습니다."

이날은 2만여 명의 관중이 경기를 관람해 경기장 개장 이후 가장 많은 인파가 몰렸습니다.

이번 자선축구행사 수익금은 다문화가정 어린이들을 위한 장학사업에 모두 쓰일 예정입니다.
동아일보 신광영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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