월드컵 16강행 티켓 ‘운에 웃고 운에 울고’

  • 동아일보
  • 입력 2010년 6월 24일 09시 31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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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아공 월드컵 조별리그에서 연일 박빙의 승부가 펼쳐지면서 간발의 차이로 16강 진출 여부가 갈리는 일이 속속 나오고 있다.

팽팽한 상황에서 터진 극적인 골 한 방으로 16강에 나가는 팀이 나오는 반면 다잡은 16강 티켓을 눈앞에서 날리는 경우도 있다.

24일(한국시간) 미국과 알제리의 조별리그 C조 3차전 인저리타임. 90분 동안 두 팀은 혈투를 펼쳤으나 득점 없이 0-0으로 맞서고 있었다. 그대로 경기가 끝난다면 2차전까지 승점 4점을 챙긴 슬로베니아가 잉글랜드에 지더라도 16강에 오를 수 있었다.

하지만 추가 시간 1분이 지날 무렵 미국에 기적적인 일이 생겼다. 랜던 도너번이 상대 문전에서 혼전이 일어난 틈을 이용해 천금 같은 행운의 결승골을 뽑았다. 16강 진출의 꿈에 부풀었던 슬로베니아는 졸지에 조3위가 되면서 탈락하고 말았다.

승점 5점을 확보한 미국은 잉글랜드에 다득점에서 앞서 조 1위로 16강에 나갔다.

D조의 상황은 더욱 극적이었다. 2차전까지 승점 4점을 얻은 가나는 3차전에서 독일에 0-1로 패했지만 승점 3점의 세르비아가 호주에 1-2로 덜미를 잡히는 바람에 16강에 나설 수 있게 됐다.

호주와 승점이 같아진 가나는 골 득실에서 앞서 조 2위를 차지했다. 가나의 골득실차는 0이고 호주는 -3이었다.

반면 2차전에서 독일을 1-0으로 제압하며 상승세를 탄 세르비아는 막판에 눈물을 흘렸다. 만만한 호주를 무난하게 이기고 16강행 티켓을 거머쥘 수 있을 것으로 예상됐으나 아깝게 패하고 말았다.

A조에서도 조 2위와 3위의 승점이 같아서 골 득실까지 따지는 상황이 연출됐다. 멕시코는 3차전에서 우루과이에 0-1로 패했지만 2차전 프랑스와 경기에서 2-0으로 여유 있게 승리해 둔 덕에 3위 남아공에 골 득실에서 앞설 수 있었다.

B조의 한국도 16강에 오를 때 실력 이외의 도움을 받은 것이 사실이다. 조 1위 아르헨티나가 그리스를 2-0으로 확실하게 잡아준 덕에 골 득실차를 따질 필요도 없이 1회전을 통과할 수 있었다.

한국과 남아공은 똑같은 1승 1무 1패를 거뒀으나 한국은 3승을 올려준 아르헨티나가 버틴 덕분에 16강에 나갔고 남아공은 혼전의 조에서 뛴 탓에 눈물을 머금고 만 셈이다.

조별리그가 끝나지 않은 H조 팀들도 '보이지 않는 손'의 도움을 간절하게 바라고 있다. 2승을 올리고도 탈락하는 최악의 상황이 나올 수 있기 때문이다. 현재 이 조에서는 칠레가 2승, 스페인과 스위스가 1승1패, 온두라스가 2패를 기록하고 있다.

26일 3차전에서는 칠레-스페인, 스위스-온두라스가 맞붙는다. 이미 2승을 거둔 칠레는 스페인과 비기기만 해도 16강에 진출하지만 대회 우승 후보로 꼽히는 스페인에 진다면 상황이 복잡해진다.

칠레가 스페인에 지고 스위스가 온두라스를 이기면 칠레, 스페인, 스위스가 모두 2승 1패를 거두면서 골 득실을 따져야 하는 난감한 상황을 맞는다.

인터넷 뉴스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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