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골 넣는 수비수’ 이정수, 또 해냈다

  • 동아일보
  • 입력 2010년 6월 23일 04시 28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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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격하는 수비수' 이정수(30·가시마 앤틀러스)가 한국축구의 새로운 영웅으로 떠올랐다.

그리스와의 1차전에서 한국의 남아공 월드컵 첫 골을 터뜨리며 첫 승의 견인차 역할을 했던 이정수가 나이지리아와의 경기에서도 동점골을 뽑아내며 한국축구를 일으켜 세웠다.

한국은 16강 진출 여부가 걸린 나이지리아전에서 공격수들이 전반적으로 부진한 가운데 전반 12분 나이지리아 우체에게 선제골까지 빼앗겨 먹구름이 몰려 든 상황을 맞았다.

전반 35분에는 우체의 강력한 중거리슛이 오른쪽 골대를 맞고 나오는 등 밀리던 한국은 38분 공격까지 깊숙이 가담한 이정수가 기성용의 프리킥을 받아 동점골을 엮어내면서 반전의 기회를 잡았다.

대학(경희대) 때까지 촉망받는 공격수로 활약하다 프로(안양·현 서울)에 입단하면서 주전 자리가 없어 수비수로 변신해야 했던 이정수. 하지만 국가대표가 된 뒤 견실한 수비는 물론 공격에도 적극 가담해 골 넣은 수비수가 되면서 한국축구 최고의 스타로 자리 잡아 가고 있다.

차범근 SBS 해설위원은 이정수에 대해 "정말 영리한 선수다. 수비수로서 대인 마크 능력도 뛰어나고 골 감각도 뛰어난 만능 플레이어"라고 평가했다.

이정수는 큰 키(185㎝)에 빠른 스피드, 좋은 헤딩력이 있었다. 생각하는 축구를 하고 눈치도 빠르다.

수비수로 변신한 이정수가 세간의 이름을 알리기 시작한 것은 2004년 여름 인천으로 이적하면서부터다. 임중용, 김학철, 이상헌 등 K-리그에서 잔뼈가 굵은 수비수들의 노하우를 전수받으며 2005년 인천의 K-리그 준우승 밑거름 역할을 했다.

이정수는 2006년 수원으로 이적하면서 자신의 이름을 널리 알리기 시작했다. 그는 수원의 붙박이 중앙 수비수 겸 오른쪽 풀백으로 곽희주, 마토와 수원의 뒷문을 단단히 잠궜다. 그리고 수원은 이정수의 활약 속에 2008년 K-리그 우승의 주역이 되었다.

K-리그에서의 활약은 국가대표 발탁으로 이어졌다. 평소 이정수를 지켜본 허정무 감독은 취임과 동시에 이정수를 발탁하며 수비를 책임지게 했다. 이정수는 자신에게 영광스러운 기회를 준 허정무 감독에게 보은이라도 하는 듯 매 경기 맹렬히 뛰었다. 아시아의 실력 있는 공격수들을 모두 막아내며 월드컵 출전 티켓을 선사했다.

그리고 월드컵 본선 무대에서는 결정적 고비에서 골을 연속 터뜨리며 한국축구를 견인하고 있다.

인터넷 뉴스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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