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막내 대세는 한국도 좋아해 유럽진출 꿈 꼭 이루었으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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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10년 6월 18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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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남아공에서 만난 北 정대세 어머니 이정금 씨

“아이고 한국에서 오셨어요. 정말 반가워요.”

17일 남아공 요하네스버그의 한국 식당 아리랑. 북한 축구대표팀 ‘인민 루니’ 정대세(가와사키)의 어머니 이정금 씨(59·사진)는 동아일보 기자들을 반갑게 맞았다. 북한 응원단과 함께 식사를 하고 나가던 이 씨는 44년 만에 월드컵 본선에 진출한 북한의 공격수로 이름을 날리고 있는 정대세에 대해 얘기를 하자 환한 웃음을 지었다.

“세 자녀 중 막내인데 걔가 이렇게 월드컵에서 잘해 주니 너무 기뻐요. 어제 브라질에 지고 울었는데 왜 울었냐고 했더니 이렇게 큰 무대에서 뛴 게 너무 기분이 좋아 울었다고 하네요. 정말 자랑스러워요.”

이 씨는 “솔직히 자신이 책임지고 골을 넣어야 하는데 그러지 못해서 분한 점도 있었을 텐데 다음 경기에 집중한다며 그런 얘기를 안 한다”라며 듬직한 막내아들이 믿음직스럽다는 표정을 지었다. 이 씨는 북한이 16강에 오른다고 자신했다. “우린 1966년 잉글랜드 월드컵 때 이탈리아 등 강적들을 물리쳤어요. 브라질에 졌지만 코트디부아르와 포르투갈은 꼭 이길 거예요. 한국 팬들도 많이 응원해 주세요.”

‘정대세가 한국이 자신을 대표로 뽑지 않은 것을 후회하게 만들겠다’는 발언을 했다는 것에 대해서는 “한국이 미워서 그런 게 아니라 남과 북이 함께 월드컵에 출전해야 했는데 그러지 못한 것에 대해서 말한 것일 것”이라며 “정대세는 한국도 좋아한다. 그리고 곧 통일이 된다고 믿고 있다”고 말했다.

이 씨는 아들의 미래에 대해서도 얘기했다. 평소 유럽에 진출하겠다는 각오를 밝힌 아들의 꿈이 이번 월드컵을 통해서 이뤄지기를 간절히 기원했다.

“유럽이 축구의 대륙이잖아요. 아들이 축구를 하는데 유럽에서 한번은 뛰어봐야 하지 않겠어요. 전 세계 유명 구단 관계자들이 많이 월드컵을 보러 오니 우리 아들을 꼭 데려갔으면 좋겠어요.”

요하네스버그=양종구 기자 yjongk@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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