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2일 한국과 그리스의 B조 첫 경기가 끝난 뒤 잠들지 말아야 할 이유가 또 있다. 조별리그 최고의 공격 축구를 선사할 두 팀의 승부가 기다리고 있기 때문이다. ‘영원한 우승 후보’ 아르헨티나와, 한국과 16강을 다툴 ‘슈퍼 이글스’ 나이지리아가 오후 11시 요하네스버그 엘리스파크에서 격돌한다.
선수 면면을 살펴보면 아르헨티나-나이지리아전이 왜 최고의 화력 대결인지 알 수 있다. 아르헨티나에는 리오넬 메시(바르셀로나), 카를로스 테베스(맨체스터 시티), 곤살로 이과인(레알 마드리드) 등 세계 최강의 스리 톱이 버티고 있다. 여기에 맞서는 피터 오뎀윙기에(로코모티프 모스크바), 야쿠부 아이예그베니(에버턴) 등 유럽에서 정상급 선수로 활약하는 나이지리아의 공격진도 만만치 않다.
1990년대 이후 굵직한 국제대회에서 맞대결을 펼친 기억도 양 팀의 전의를 불태우게 한다. 나이지리아는 아르헨티나에 1994년(1-2 패), 2002년(0-1 패) 월드컵에서 두 번 연속 무릎을 꿇었다. 하지만 올림픽 결승전에선 승패를 주고받았다. 나이지리아는 1996년 애틀랜타 올림픽 결승에서 아르헨티나를 3-2로 제치고 금메달을 땄지만 2008년 베이징 올림픽 결승에서는 0-1로 져 은메달에 머물렀다. 두 팀 모두 이 경기를 16강 진출의 최대 고비로 보는 이유다.
지역 예선에서 힘겹게 본선 티켓을 거머쥔 점도 닮았다. 아르헨티나는 마라도나 감독 취임 후 볼리비아에 1-6으로, 에콰도르에 0-2로 패하는 등 불안한 전력을 노출했다. 나이지리아도 튀니지에 승점 2점 차로 뒤지다 마지막 경기에서 극적으로 이기며 본선에 합류했다. ‘지역 예선에서 고생한 팀이 본선에서 좋은 성적을 낸다’는 속설을 어느 팀이 이어갈지에도 관심이 집중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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