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로벌 스포츠] 필 잭슨, 11번째 우승 잡고 ‘전설’ 넘을까?

  • 스포츠동아
  • 입력 2010년 5월 26일 07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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레이커스 우승땐 스포츠사상 최다 타이틀
대학농구 ‘전설적 감독’ 우든 넘을지 관심


LA 레이커스 필 잭슨 감독(65)은 올 시즌 통산 11번째 우승에 도전한다. 지난 시즌 10번째 타이틀을 추가해 NBA 사상 최다우승 지도자로 우뚝 섰다. 종전까지는 보스턴 셀틱스의 레드 아우버크와 9차례 우승으로 타이를 이뤘다. 잭슨은 90년대 시카고 불스에서 6차례, 2000년대 LA 레이커스에서 4차례 우승을 추가했다.

올해 11번째 우승 타이틀을 차지할 경우 잭슨은 미국 스포츠 사상 최다 타이틀 보유자가 된다. 현재 NBA 양대 콘퍼런스 파이널이 한창 진행 중인데 많은 전문가들은 올해도 레이커스의 우승을 점치고 있다. 레이커스는 슈퍼스타 코비 브라이언트와 프런트라인 3인조 파우 가솔, 앤드루 바이넘, 라마 오돔이 신장과 파워에서 다른 팀 전력에 훨씬 앞선다. 잭슨이 뛰어 넘어야 할 벽 존 우든과 비교해봤다.

○진정한 전설 존 우든


잭슨 감독은 10차례 우승으로 대학농구 UCLA 브루인스의 전설적인 지도자 존 우든과 최다 타이틀 타이다. 대학농구와 NBA를 평면적으로 비교할 순 없지만 지도자론으로는 상대평가가 가능하다.

우든은 64년부터 75년 시즌까지 12년 동안 8연패를 포함해 통산 10차례 우승을 남겼다. 앞으로 어떤 지도자도 만들 수 없는 대기록이다. UCLA가 농구 명문 대학으로 자리매김한 것은 우든 감독의 역할이 절대적이었다. 우든이 75년 마지막 우승을 거두고 팀을 떠난 뒤 UCLA는 95년 딱 한차례 더 NCAA 내셔널챔피언에 등극했을 뿐이다. 이 기록 하나만으로도 우든이 어떤 지도자였는지를 알 수 있다. 우든 전 감독은 올해 100세의 고령이다. 현재 기력이 쇠약해 공공장소 출입을 삼가고 있으나 지난해까지는 농구장을 찾아 UCLA 경기를 관전하며 노익장을 과시하곤 했다. 우든 전 감독은 “누구도 2위를 기록하지 않는다” “농구선수보다 인간이 되는 것이 더 중요하다” 등의 명언을 남긴 명지도자다. 학생들에게 운동보다 학업을 먼저 생각하게 했다. 교육자로서 대학농구 지도자로서 뚜렷한 발자취를 남겼다. 그는 수년 전 인터뷰에서 “내가 지도한 학생들이 NBA에서도 많이 활약했지만 변호사로 사회 지도자로 활동하는 선수 출신들이 더 많아 더 흐뭇하다”고 한 적이 있다. 우든은 미국 스포츠사에 한 페이지를 장식하는 최고의 지도자로서 손색이 없다.

○노회한 필 잭슨


잭슨 감독은 요즘 심판과의 전쟁을 벌이고 있다. 심판판정에 두차례나 불만을 표시해 각각 3만5000 달러의 벌금을 제재받았다. 급기야 NBA 데이비드 스턴 커미셔너마저 “감독들은 심판의 판정을 존중해야 한다”며 잭슨 감독을 지칭하지는 않았지만 비난의 화살을 돌렸다. 산전수전 다 겪은 잭슨은 커미셔너와 대적할 수 있는 거물이다. 잭슨의 지도 스타일은 프로답다. 선수들의 플레이에 이렇다 저렇다 잔말을 하지 않는다. 하지만 우회적으로 또는 언론을 통해 잘못된 플레이를 지적하고 동기 부여를 한다. 특히 슈퍼스타 플레이어를 다루는데는 일가견이 있다. ‘농구황제’마이클 조던, 샤킬 오닐, 코비 브라이언트 등 당대 최고 선수들을 지도하며 10차례 우승에 성공했다. 동양철학에 심취해 ‘젠 마스터’라고 부른다. 때로는 농구 지도자라기보다 철학자다운 모습을 풍긴다.

레이커스의 터줏대감으로 샤킬 오닐을 밀어냈던 코비 브라이언트와 출판된 책으로 전쟁을 벌였으나 다시 돌아와 악수를 했을 정도로 대범한 구석도 있다.

선수들이 적응하기 어려운 트라이 앵글 오펜스가 잭슨 감독의 오펜스 이론의 바탕이다. 11차례 우승에 성공할 수 있을지 올해가 마지막 기회라는 평가를 듣는다.

LA|문상열 통신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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