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여자 배드민턴 준우승 5회 恨 풀고 세계선수권 첫 우승

  • 동아일보
  • 입력 2010년 5월 17일 03시 00분


코멘트

단체전 中 7연패 저지

한국 여자 셔틀콕이 결코 무너질 것 같지 않던 만리장성을 허물었다.

배드민턴 여자대표팀은 15일 말레이시아 쿠알라룸푸르에서 열린 제23회 세계여자단체선수권(우버컵)에서 7연패를 노리던 세계 최강 중국을 3-1로 꺾었다. 1956년 시작된 이 대회에 한국은 1984년 처음 출전하기 시작해 중국의 벽에 막혀 준우승만 5차례한 뒤 사상 처음으로 트로피를 들어올렸다.

김중수 대표팀 감독은 “결승에서만 중국에 5번 진 뒤 거둔 승리라 더욱 감격스럽다. 꼭 한번 해보자고 선수들과 똘똘 뭉쳤다. 스승의 날을 맞아 선수들에게서 큰 선물을 받았다”고 기뻐했다.

한국은 여자 배드민턴 강국으로 불렸지만 단체전에서는 우승과 인연을 맺지 못했다. 3단식과 2복식으로 치러지기에 열세 종목인 단식의 핸디캡을 극복하지 못한 탓이다. 결승에 앞서 중국 리융보 감독은 “올해도 결과는 달라지지 않을 것이다. 우리가 이긴다”고 큰소리쳤다.

하지만 이날 한국은 세계 16위 배승희(KT&G)가 1단식에서 세계 1위 왕이한을 접전 끝에 2-0(23-21, 21-11)으로 눌러 이변을 예고했다. 왕이한에 2전패였던 배승희는 “중국이 워낙 강해 부담 없이 경기를 즐긴 게 승인이다. 긴 푸시 공격이 잘 먹혀들었다”고 말했다. 1복식에서는 이효정(29·삼성전기)-김민정(24·전북은행) 조가 세계 1위 마진-왕샤오리 조에 2-1(18-21, 21-12, 21-15)로 역전승했다. 2연승으로 기세를 올린 한국은 2단식에서 성지현(19·한국체대)이 졌지만 2복식에서 맏언니 이경원(30·삼성전기)이 하정은(23·대교눈높이)과 호흡을 맞춰 세계 2위 두징-위양 조에 2-1(19-21, 21-14, 21-19)로 역전승해 승리를 결정지었다.

김종석 기자 kjs0123@donga.com
  • 좋아요
    0
  • 슬퍼요
    0
  • 화나요
    0
  • 추천해요

댓글 0

지금 뜨는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