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슬러거 홍성흔’

  • 동아일보
  • 입력 2010년 4월 29일 03시 00분


포수 → 지명타자 → 이번엔 거포… 끝없는 변신
28일 현재 타점 1위-홈런 공동3위-장타 3위 ‘펄펄’

강민호 9회말 끝내기 안타
롯데, 넥센 꺾고 2연승

메이저리그에 ‘타격왕은 포드를 몰고 홈런왕은 캐딜락을 몬다’는 말이 있다. 고가의 캐딜락을 타기 위해서는 정확히 때리는 것만으로는 안 되고 호쾌한 장타력이 있어야 한다는 것이다. 1940, 50년대에 유행했던 얘기인 데다 요즘 웬만한 메이저리거에게 캐딜락은 비싼 차가 아니지만 거포의 중요성은 그때나 지금이나 달라진 게 없다.

롯데 홍성흔(33)은 올 시즌을 앞두고 슬러거로 거듭나겠다고 선언했다. 2008년 포수 은퇴 후 지명타자 전향에 이은 또 한 번의 변신이다. 그는 “타율보다 홈런과 타점을 많이 올리고 싶다. 데뷔 후 처음으로 홈런 30개를 목표로 삼았다”고 말했다.

지난해 홍성흔은 2년 연속 타격 2위를 했지만 타점은 64개(28위)에 그쳤다. 홈런은 12개(공동 36위)에 불과했다. 롯데 제리 로이스터 감독은 그런 홍성흔에 대해 “중심타자이면서 타점이 적은 게 아쉽다”고 말하곤 했다.

아직 전체 경기 일정의 20%도 채우지 못했지만 홍성흔의 성적은 놀라울 정도다(표 참조). 28일 현재 33타점으로 이 부문 선두를 질주하고 있다. 이미 지난해 타점의 절반을 넘겼다. 홈런 5개로 공동 3위, 장타력은 0.619로 3위다. 1999년 데뷔한 홍성흔의 장타력이 0.600을 넘은 것은 처음이다.

홍성흔은 웨이트 트레이닝을 강화하는 동시에 타격 자세를 바꿨다. 이전까지 공을 맞히는 데 중점을 뒀다면 요즘은 공에 힘을 싣는 것에 주력한다. 스트라이드 동작이 커졌고 스윙 폭도 함께 커졌다. 히팅 포인트도 앞쪽으로 이동해 그만큼 타구에 힘이 실린다.

홍성흔은 28일 사직에서 열린 넥센과의 경기에서 3타수 1안타를 기록했지만 타점은 추가하지 못했다. 그 대신 볼넷 2개를 골라 19개로 이 부문 단독 2위로 올라서며 선구안을 뽐냈다.

롯데는 9회 2사 2루에서 터진 강민호의 끝내기 안타에 힘입어 6-5로 이기고 2연승을 기록하며 단독 6위가 됐다. 롯데 주장 조성환은 시즌 첫 홈런을 포함해 4타수 2안타 2득점 1타점으로 16일 만의 1군 복귀를 자축했다.

잠실(LG-삼성)과 대전(한화-두산) 경기는 우천으로 취소됐다. 선두 SK와 KIA의 광주 경기는 비로 2차례 중단된 끝에 노게임이 선언됐다.

이승건 기자 why@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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