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의 6시즌 연속 챔프전 진출 숨은공신 장영기

  • 스포츠동아
  • 입력 2010년 4월 4일 14시 52분


코멘트
“부담은 없어요. 정말로 즐기면서 했죠. 더 잘되던데….”

현대캐피탈 레프트 공격수 장영기(30)가 대한항공과의 NH농협 2009~2010 V리그 남자부 플레이오프 1, 2차전이 끝난 뒤 구단 관계자에게 한 말이다.

정말 그랬다. 화려하지도, 눈에 띄지도 않았지만 꾸준하게 빠른 플레이를 앞세운 장영기는 3일 인천도원체육관에서 열린 3차전에서도 팀 내 감초 역할을 톡톡히 하며 팀을 6시즌 연속 챔피언결정전에 올려놓았다.

상대의 추격을 허용할 때도, 위기를 맞을 때도 항상 웃는 낯으로 박수를 치고 동료들을 독려하며 분위기를 되살렸다.

‘장신 군단’으로 불릴 정도로 리베로 등 일부를 제외한 대부분이 190cm 이상의 큰 신장을 자랑하는 현대캐피탈 선수단에서 장영기는 188cm로 가장 작은 축에 속한다. 하지만 몸을 사리지 않는 적극적인 투지와 서브 리시브 등 남다른 수비력을 지닌 장영기는 존재만으로도 큰 힘이 된다.

김호철 감독도 “(장)영기가 합류하며 팀에 살림꾼이 한 명이 더 늘었다”고 칭찬을 아끼지 않는다.

배구 선수라면 누구나 그렇듯 장영기는 어깨, 허리에 부상을 달고 살았고, 지금도 그렇다. 상무 대신, 공익요원으로 군 복무를 마친 것도 그래서였다. 2년의 공백을 극복하는 일도 쉽지 않았다.

공익근무 틈틈이 선수단 숙소에 찾아와 손발을 맞췄지만 여의치 않았다.

그리고 다시 복귀한 올 시즌. 정규시즌 5라운드까지 거의 모습을 보이지 않던 그는 6라운드부터 출전 시간을 서서히 늘려갔고 PO에서 모든 걸 쏟았다. 1차전에서 3득점으로 예열을 마친 장영기는 2차전에서 10득점을 했고, 3차전에서는 6득점으로 제 몫을 톡톡히 했다.

특히, ‘거미 손’들이 즐비한 가운데 블로킹으로 4점을 땄고, 유효 블로킹도 4개나 성공시켜 김 감독을 더 흡족하게 했다. 동료들이 붙여준 ‘히든카드’란 별명을 확실히 입증한 순간이었다.

2005~2006, 2006~2007시즌 현대캐피탈의 V리그 2연패의 주역 중 한 명이었던 장영기의 복귀 시즌 마지막 위치는 어디일까. 정규시즌 1위 삼성화재가 기다리고 있는 챔프전의 또 다른 관전 포인트가 추가됐다.

7전4선승제의 남자부 챔피언결정전은 10일 대전에서부터 시작된다.

남장현 기자 yoshike3@donga.com
  • 좋아요
    0
  • 슬퍼요
    0
  • 화나요
    0
  • 추천해요

댓글 0

지금 뜨는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