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통신원 수첩] 백인은 외면하는 남아공 월드컵…영화 ‘인빅터스’는 영화일 뿐인가

스포츠동아 입력 2010-03-16 15:52수정 2010-03-16 21:42
공유하기뉴스듣기프린트
공유하기 닫기
남아프리카가 지구상 어디에 붙어있는지도 모르는 아이들도 한번쯤은 들어봤을 만한 인물 넬슨 만델라. 그는 2010년 월드컵 개최국 남아프리카공화국의 첫 민주 대통령이자 영웅이다. 흑인에게는 영웅이고 아버지이다.

네덜란드계의 백인(Afrikaaner)에게도 만델라는 의심할 여지없는 영웅이다. “그는 현존하는 최고의 지도자”라고 서슴없이 말한다.

어떻게 30년을 옥살이한 정치범이 흑인, 백인 두 부류의 지지를 동시에 얻으며 아파르트헤이트(인종차별정책)로 물들었던 남아공에 평화를 가져왔는지 영화 ‘우리가 꿈꾸는 기적: 인빅터스’를 보면 이해할 수 있다.

특히 럭비를 통해 화합을 이루는 장면은 정말 인상적이다.

관련기사
남아공의 럭비역사는 1995년부터 시작했다 해도 과언이 아니다.

이를 가능케 했던 만델라는 감옥에서의 30년간 백인들의 언어를 숙지하며 그들을 공부했다. 왕년에 복싱을 했던 그는 스포츠의 영향력을 잘 이해하고 있었고, 민주화 이후 겁에 질린 백인들의 불안감을 덜어주기 위해 그들의 스포츠인 럭비를 포용했다. 흑인들의 반대에도 불구하고 만델라는 럭비와 그들의 정치적인 안위까지 허락한 것이다.

‘스프링복(Springbok)-남아프리카산 작은 영양’이라는 남아공럭비대표팀의 애칭을 모두의 가슴에 새기게 했다. 사실 초록색 유니폼과 스프링복이란 애칭은 백인들의 우월감이자 한편으로는 흑인들 억압의 상징이었다. 이는 곧 흑인들이 만델라에게 미묘한 감정을 갖게 한 원인이기도 하다.

●영화와 현실

인빅터스에서 남아공은 매우 역동적이다. 1995년 럭비월드컵의 열기를 담아야 했기에 조금 과장된 면이 없지 않다. 그러나 2010월드컵을 개최할 지금의 남아공은 감독 클린트 이스트우드가 그려낸 것과 사뭇 다르다.

아프리카 경제의 핵인 남아공은 비즈니스적인 곳이다. 월드컵과는 조금 동 떨어진 분위기다. 일간지들의 1면은 월드컵보다는 금값과 환율로 가득하고 아직까지도 이슈인 인종 화합이 큰 비중을 차지한다. 남아공월드컵은 축구 그 자체의 열기보다는 경제발전에 큰 기대로 가득 찰 것으로 예상된다.

●백인이 외면하는 월드컵이 성공할까

월드컵이란 전 세계인의 축제이고 이러한 점에서 개최국인 남아공은 온 국민이 진심으로 참여한다는 이미지를 심어줘야 한다. 물론 하루아침에 만들어낼 수 없는 이미지이기에 대중교통, 치안과 더불어 또 하나의 문제점이 될 수 있다. 개최국 국민 모두가 참여하지 않는 축제라면 당연히 결과는 불 보듯 뻔 하다. 다수 흑인들의 광적인 축구 열기가 소수 백인들의 외면을 이겨 낼 수 있을지 모르겠지만 해외 매체들의 고발은 피하기 힘들 것이고 이는 남아공이 가장 기대하는 경제적 발전에도 악영향을 끼칠 전망이다.

안타까운 것은 남아공의 백인 시민권자들은 축구와 나아가 월드컵에 별다른 관심이 없다는 점이다.

이는 향후 남아공의 경제 발전에도 관련이 있다는 점에서 우려된다.

프리토리아(남아공) | 박요셉 통신원


0 개의 기사의견이 있습니다.댓글쓰기 Copyright ⓒ 동아일보 & donga.com
당신이 좋아할 만한 콘텐츠
기사 의견 0개의 기사의견이 있습니다.
동영상