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야구위원회(KBO) 심판위원회는 올 페넌트레이스부터 12초룰과 로진 과다 사용금지 조항을 엄격하게 적용한다. 스피드업을 위한 12초룰이 8개 구단 투수에게 공통적으로 적용되는 사항이라면 ‘로진 과다 사용금지’는 사실 그동안 문제(?)됐던 몇몇 투수에게 국한되는 내용이다. 대표적인 선수가 롯데 조정훈. 손에 땀이 많은 조정훈은 지난해까지 송진가루가 바람에 흩날릴 정도로 로진을 많이 사용했고, 로진 과다 사용금지 조항이 ‘조정훈 룰’이라고 불리는 것도 그래서다.
그렇다면 올 시즌 조정훈은 어떻게 대처할까. 로진을 덜 묻히고 마운드에 설까. 아니다. 로진을 듬뿍 발라도 가루가 날리지 않는 ‘메이저리그용 로진’에서 답을 찾았다.
투수는 미묘한 변화에도 민감하게 반응한다. ‘로진을 예전처럼 바르지 못하면 조정훈이 제 볼을 뿌리지 못할 것’이란 말이 나올 정도. 이에 양상문 투수코치는 조정훈의 습관을 바꾸기 힘들다고 판단했고, 국내 리그에서 쓰는 로진과 달리 가루가 날리지 않으면서 효과는 똑같은 메이저리그용 로진을 미국에서 공수했다. 물론 이 로진은 조정훈만 따로 사용하게 된다. 양 코치는 3일 “심판위원회에 메이저리그 로진을 써도 되는지 자문을 구했고, 문제 없다는 해석을 받았다. 정훈이가 로진 때문에 지적받는 일은 이제 없을 것”이라며 웃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