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울지도 웃지도 못하지만 마음은 한국 응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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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10년 2월 17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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쇼트트랙 ‘어부지리 은-동메달’ 딴 미국팀 장권옥 코치

“미안한 마음이 먼저 들더군요.”

한국 쇼트트랙 대표팀은 14일 남자 1500m에서 금메달을 땄다. 하지만 우리 선수들끼리의 충돌로 다 잡은 2, 3위를 놓쳤다. 웃지도 울지도 못하는 상황이었다. 이런 똑같은 상황을 겪는 사람이 또 있다. 바로 미국 쇼트트랙 대표팀 장권옥 코치(43·사진)다.

미국 대표팀은 이날 어부지리로 은메달과 동메달을 차지했다. 한국 선수들이 부딪쳐 넘어지면서 뒤따르던 미국 선수 2명이 나란히 2, 3위를 차지한 것이다.

장 코치는 “한국 선수 3명이 금메달을 다투는 상황이었다. 그래도 모두 넘어지지 않아서 정말 다행이다”라고 말했다.

이번 올림픽에서 남자 쇼트트랙은 한국과 미국, 캐나다의 삼파전이다. 장 코치는 “세 나라 모두 실력이 평준화됐지만 상대방을 제치고 나가는 한국 선수들의 몸놀림은 한 수 위다. 외국 선수들과는 비교가 되지 않는다”고 치켜세웠다.

미국 대표팀 코치로 한국과 경기를 하면서 어느 쪽을 응원할지 궁금했다. 장 코치는 “그래도 한국 선수가 잘하는 것이 좋다. 비록 나는 미국 대표팀 코치의 처지지만 한국 선수들이 메달을 놓치면 한국인 코치의 입지도 줄어든다. 그래도 너무 독식하면 나도 곤란하다”며 웃었다.

밴쿠버=김동욱 기자 creating@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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