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월드컵 이야기]잉글랜드 주장 존 테리의 ‘용서못할 불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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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10년 2월 5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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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료 선수의 여자친구와 부적절한 관계를 맺어 파문을 일으킨 첼시의 존 테리. 동아일보 자료 사진
동료 선수의 여자친구와 부적절한 관계를 맺어 파문을 일으킨 첼시의 존 테리. 동아일보 자료 사진
존 테리(첼시)는 내 스타일이 아니다. 최근의 사건들은 그가 흉악범이자 깡패로서 결코 잉글랜드 주장이 될 수 없는 거짓말쟁이라는 것을 보여준다. 테리는 동료 선수의 여자친구와 잠을 자면서 팀워크를 깨는 바람에 남아공 월드컵 출전 여부도 불투명해졌다.

2007년 아시안컵 때 음주 사건을 일으킨 이운재에게 대한축구협회가 대표팀 1년 자격 정지를 내린 것을 기억하는가. 당시 아시아 최고의 수문장은 테리에 비하면 가벼운 죄로 엄청난 징계를 받았다.

우즈의 외도보다 더 충격적

첼시 팬들은 테리가 무슨 짓을 했든 그를 사랑한다. 항상 승리를 가져다주기 때문이다. 하지만 난 다르다. 테리는 내 조국의 주장이 될 자격이 없다. 엄청난 돈을 벌어들이면서 특정 스포츠를 정복했다는 측면에서 보면 테리는 골프의 타이거 우즈를 닮았다. 차이가 있다면 우즈는 동료의 여자친구가 아닌 여자들과 부적절한 관계를 맺었다는 것이다. 테리는 첼시 시절 동료이자 잉글랜드 대표팀 수비수 웨인 브리지의 여자친구와 잠자리를 했다. 지금은 브리지의 전 여자친구인 바네사 페롱셀은 프랑스의 란제리 모델이다. 페롱셀은 테리와의 잠자리 내용을 알려주는 대가로 한 뉴스 매체와 25만 파운드(약 4억5000만 원)를 받기로 한 것으로 알려졌다. 테리는 더 많은 돈을 주고 페롱셀의 입을 막은 모양이다.

페롱셀이란 여성의 외모는 멋있을지 모른다. 하지만 은밀한 만남을 떠벌리려는 측면에서 보면 테리만큼 지저분한 사람이다. 그는 브리지와 아들을 하나 두고 있다. 팀이 원정을 가면 테리 와이프와도 휴가를 즐길 정도로 가까웠다. 페롱셀이 테리의 아이도 가졌는데 테리가 돈을 주고 낙태했다는 보도도 나왔다. 그보다 더한 얘기도 많다. 하지만 동아일보가 가족이 함께 보는 신문이라 더 거론하진 않겠다.

이번 사건에서 유일하게 브리지만 기품을 지켰다. 그는 “내 여자친구와 관련된 보도는 지극히 사적인 것이다. 나는 우리 아들의 미래를 지켜주고 싶다. 따라서 이번 일에 대해 아무 말도 하지 않겠다”고 말했다.

브리지는 첼시를 떠나 맨체스터 시티로 옮겼다. 그가 월드컵에서 뛰기를 원하고 있기에 남아공 경기장의 라커룸을 테리와 함께 쓸 수도 있다. 테리는 주급을 17만 파운드(약 3억600만 원)로 올려달라고 요청했다. 첼시가 이 요구를 들어주지 않으면 돈 많은 맨시티로 갈 수도 있다. 그런 일이 벌어지면 브리지만 불쌍하게 생겼다.

테리는 잉글랜드 주장이라는 타이틀로 기업 광고를 찾고 있다. 그는 첼시의 훈련구장을 사업가들에게 보여주는 대가로 1만 파운드(약 1800만 원)를 받으려다 들통 났다. 그의 탐욕은 성적 충동만큼이나 대단하다.

테리의 여인은 더 있다. 하지만 우즈의 여인만큼 많지는 않다. 요즘 테리 변호사는 테리가 최근에 나이트클럽에서 술 마시고 싸운 사건을 해결하고 있다. 첼시는 테리가 럭비 태클로 상대를 쓰러뜨려 받은 레드카드를 무마하기 위해 형사담당 변호사를 고용하기도 했다.

테리의 한 지인은 “이번 테리 문제는 어느 누구도 그에게 ‘노(NO)’라는 말을 하지 않았기 때문이다”라고 말했다. 심지어 잉글랜드 축구협회도 테리를 두려하고 있다. 협회는 테리에게 어떤 징계도 하지 않을 것이다. 이탈리아 출신 파비오 카펠로 대표팀 감독은 고민 중이다. 카펠로는 테리가 뭔가 명예로운 일을 하고 주장을 포기하기를 기다리고 있다. 하지만 테리는 전혀 반응이 없다.

“잔인하고 무례한 정글의 왕”

역시 이탈리아 출신 카를로 안첼로티 첼시 감독은 “테리에 대한 선수들의 신임이 각별하다. 주장을 바꿀 생각은 없다. 나는 사적인 일에 관여하고 싶지 않다”고 말했다. 테리의 서포터스는 “이기는 게 현대 축구다. 경쟁력이 없는 선수는 필요 없다”고 말한다. 분명 테리는 축구 하나로는 훌륭하다. 하지만 아주 잔인하고 무례한 정글의 왕처럼 행동한다. 정말 밥맛 떨어진다.

랍 휴스 잉글랜드 칼럼니스트 ROBHU800@ao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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