머리로…발끝으로…박주영, 첫 한경기 두골… “이것이 킬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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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10년 2월 1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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니스와 홈경기서 시즌 8, 9호
허정무 “벤 존슨보다 빨랐다”
AFP “팀 버팀목 역할” 찬사

남아프리카공화국 월드컵을 4개월여 앞두고 해외에서 또 희소식이 날아왔다. 박주영(25·AS 모나코)이 프랑스 리그 진출 후 처음으로 한 경기 2골을 터뜨려 골잡이 기근에 시달리는 허정무 대표팀 감독을 활짝 웃게 만들었다.

박주영은 31일 모나코 루이 2세 스타디움에서 열린 OGC 니스와의 정규리그 홈경기에서 전반 19분 머리, 후반 15분 발로 골을 터뜨려 3-2 승리를 주도했다. 지난달 25일 올랭피크 리옹과의 프랑스컵 32강전에서 헤딩골을 터뜨린 데 이어 2경기 연속 골. 리그에서는 지난해 12월 24일 르망전 이후 1개월 7일 만의 골. 리그 7, 8호이며 시즌 8, 9호 골.

○ 한국 축구의 희망

박주영의 골 소식에 동아시아선수권대회를 위해 지난달 30일 목포축구센터에서 대표팀을 소집한 허 감독의 얼굴엔 웃음이 가득했다. 그는 “박주영이 스트라이커로 잘 익어가고 있다”고 평가한 뒤 “두 번째 골은 밖으로 나가는 것인데 벤 존슨(전 육상 100m 스타)보다 빨라 골로 연결했다”며 찬사를 아끼지 않았다.

허 감독은 1월 남아공 및 스페인 전지훈련에서 골잡이 발굴에 힘썼다. ‘올드보이’ 이동국(전북)과 신예 김신욱(울산) 등 장신 스트라이커에게 기회를 줬지만 이렇다 할 성과가 없었다. 전지훈련 A매치 3경기에서 기록한 5골(4실점) 가운데 공격수가 터뜨린 골은 하나도 없었다. 허 감독은 “이제 헤딩 능력도 좋고 득점까지 잘하는 타깃형 스트라이커를 찾기보다는 여러 능력을 복합적으로 고려해 골을 만들어내는 선수에게 기회를 줄 것”이라고 밝혀 박주영을 중용할 가능성이 높아지고 있다.

박주영은 소속팀에서 4-2-3-1의 원톱을 맡고 있다. 박주영 말고는 믿을 만한 공격수가 없자 기 라콩브 감독은 4-4-2를 과감하게 포기했다. 박주영은 골을 잡아내는 데 그치지 않고 활발한 움직임으로 동료 선수들에게도 기회를 만들어주고 있다. 한준희 KBS 해설위원은 “박주영의 스타일은 미드필더들과 유기적인 플레이에 적합하다. 공격수보다는 박지성(맨체스터 유나이티드), 이청용(볼턴), 기성용(셀틱) 등 미드필더 자원이 풍부한 한국 대표팀도 (원톱을) 고려할 만하다”고 말했다.

이청용도 지난달 27일 잉글랜드 프리미어리그에서 5호 골을 터뜨리는 등 맹활약하고 있어 허 감독을 기쁘게 하고 있다. 이청용은 31일 리버풀 경기에 풀타임 활약했지만 공격 포인트는 없었고 팀은 0-2로 졌다.

○ 빅리그 이적 가능성

박주영은 시즌 9호 골로 사실상 두 자릿수 득점을 예약했다. 두 자릿수 득점은 골잡이의 능력을 평가하는 척도. 지난 시즌 잉글랜드 프리미어리그에서 10골 이상은 24명에 불과했다. 이적 첫해인 지난 시즌 5골 6도움을 한 박주영은 이번 시즌 9골 3도움으로 훌쩍 성장했다. 전문가들은 박주영이 이런 추세로 활약한다면 조만간 빅리그 진출이 현실화될 것으로 보고 있다. 박지성은 PSV 에인트호번 시절인 2004∼2005시즌 리그와 유럽 챔피언스리그 등에서 11골을 터뜨려 맨유로 이적했다.

한편 이날 박주영의 활약에 언론에서도 찬사를 보냈다. AFP통신은 ‘박주영이 버팀목 역할을 해 모나코의 무패 행진을 7로 늘렸다’고 전했다. 프랑스 ‘레퀴프’도 평점 8점을 주며 높게 평가했다.

양종구 기자 yjongk@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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