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조이 EPL] ‘친박연대’ 에브라, 맨유 든든한 백으로

  • 스포츠동아
  • 입력 2010년 1월 28일 16시 02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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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8경기 선발…세계 최고 레프트백 성장
‘골넣는 수비수’ 유명세…佛대표 주전 유력

맨체스터 유나이티드 박지성의 ‘절친’인 파트리스 에브라. 2006년 맨유의 주전 왼쪽 윙백이었던 가브리엘 에인세의 장기 부상으로 맨유의 러브콜을 받아 입단한 그는 급성장하며 에인세의 자리를 꿰찼다. 이번 시즌 맨유에서 가장 많은 선발 출전(28경기)을 기록하며 눈부신 활약을 보이고 있다. 맨유의 치열한 주전 경쟁에서 살아남은 그는 이제 2010남아공월드컵을 위한 프랑스대표팀 주전경쟁에도 앞서나가고 있다.

●우연한 레프트 윙 출전으로 재능 발견

에브라는 세네갈에서 태어나 가족과 함께 세살 때 프랑스로 건너온 프랑스인이다. 박지성과는 1981년 생 동갑내기. 박지성의 가장 친한 친구라는 사실만으로도 한국 팬들의 사랑을 받기에 충분한 그는 레프트 백으로서의 타고난 실력과 특유의 유머감각까지 겸비해 많은 팬을 보유하고 있다.

그가 최고의 레프트 백이 되기까지의 과정이 재미있다. 그는 1997년 파리 생제르맹 유스팀에서 윙어로 축구를 시작했지만 주목을 받지는 못했다. 1998년 이탈리아의 마르살라에서 공격형 윙어로 활약하며 27경기 출전, 6골을 기록하며 주목을 받는가 싶더니, 1999년 몬차로 이적한 뒤 감독의 관심을 받지 못하며 겨우 3게임 출전에 그쳤다.

이후 2000년 프랑스로 돌아와 니스에 입단한 그는 처음 몇 경기를 센터 포워드로 활약했다. 그의 운명을 바꿔준 건 다름 아닌 동료들의 부상이었다. 라발 FC와의 경기에 마땅히 레프트 백으로 나설 선수가 없어 왼발을 잘 쓰는 에브라가 선택된 것이다.

이 경기 이후 에브라의 레프트 윙으로서의 재능을 높게 산 산드로 살비오니 감독은 그를 꾸준히 레프트 윙으로 기용하는 모험을 감행했고, 결국 에브라는 그해 프랑스 리그 2의 베스트 레프트 백으로 선정됐다.

이듬해 명문 AS모나코로 이적해 세계적인 선수로서의 포석을 다졌고, 리버풀, 아스널, 인터밀란 등 명문팀으로부터 러브콜을 받지만 항상 꿈꿔왔던 팀이었던 맨유로 이적, 2006~2007시즌 잉글랜드 프로축구협회(PFA) 선정 올해의 팀에 선정되는 영예를 안기도 했다. 레프트 백으로의 출전은 비록 우연이었지만 그는 본인도 몰랐던 재능을 발견하게 된 것이다.

●에브라 “난 더 잘할 수 있다.”

맨유에서 승승장구 하고 있는 그에게도 힘들었던 순간은 있었다. 2008년 4월 첼시의 스탬포드 브릿지에서 1-2로 패한 후 경기장에 남아 마무리 훈련을 하던 도중 첼시 스태프와 몸싸움을 벌였던 것이다.

에브라, 존 오셔, 제라드 피케, 카를로스 테베스, 게리 네빌, 폴 스콜스, 박지성 등도 이 사건에 연루됐었다. 일부에서는 첼시 스태프들이 에브라에게 인종 차별적인 발언을 했다고 보도했고, 테베스 역시 가디언과의 인터뷰에서 “(첼시 스태프들이) 에브라에게 모욕적인 언사를 행했다”고 밝혔다. 이에 대한 비판이 심해지자 첼시 클럽은 당시 몸싸움에 연루된 스태프의 조사를 감행 했지만 어떤 증거도 없다며 사건은 일단락 됐다.

큰 죄악으로 인식되고 있는 인종차별에 관련된 사건의 주인공이 에브라 자신이었다는 것은 그에게는 큰 상처로 남았을 것이다.

하지만 그는 팬들의 사랑을 듬뿍 받는 세계적인 선수다. 본격적인 레프트 윙으로 활약하기 전에 다양한 포지션에서 뛰어봤던 경험에 힘입어 수비 뿐 아니라 공격에도 탁월한 능력을 보이고 여기에 스피드까지 고루 갖췄다.

수비수지만 골 기록도 많은 편이다. 이런 그를 영국 축구팬들도 높이 산다. 팬들이 모이는 블로그에서 어느 네티즌에 의해 재미 삼아 진행된 “가엘 클리쉬(아스널)와 에브라 중 누가 더 훌륭한 선수인가”라는 설문조사에서 에브라가 몰표를 받으며 팬들의 선택을 받았을 정도다. 가엘 클리쉬는 이청용이 런던으로 출국하면서 ‘가장 붙어보고 싶은 선수’로 꼽았을 만큼 훌륭한 선수다.

‘맨체스터 이브닝뉴스’의 스튜어트 매티어슨 기자 역시 “에브라는 맨유에서 가장 훌륭한 활약을 보이고 있는 선수 중 하나”라 극찬했다.

하지만 에브라는 여전히 “나는 더 성장할 수 있다”며 의욕을 보인다. “나는 언제나 어떻게 하면 더 잘할 수 있을까 고민한다. 물론 사람들이 날 칭찬할 때는 기분 좋다. 하지만 난 더 열심히 하고 싶고, 더 잘하고 싶다. 축구선수로 살면서 가장 어려운 것은 ‘어떻게 하면 정상의 자리에 오를 수 있는가’가 아니다. ‘어떻게 정상의 자리를 유지하는가’이다. 난 꾸준히 발전해야 하고 내가 더 잘 할 수 있다는 것을 알고 있다.”

“나의 목표는 세계 최고의 레프트 백이 되는 것이 아니다. 나를 꾸준히 발전시키는 것, 매 게임에서 최선을 다 하는 것, 그래서 지금의 에브라가 1년 전보다 훨씬 훌륭하다는 평을 듣는 것이다.

에브라의 축구관과 자기 발전을 위한 각오다.

소속팀에서의 뛰어난 활약에도 불구하고 에브라는 2006독일월드컵 엔트리에서 제외되면서 프랑스대표팀과의 인연은 없었다.

하지만 프랑스 대표팀의 레몽 도메네크 감독도 에브라의 눈부신 활약을 눈여겨보기 시작했고 2010 남아공 월드컵 지역 예선부터 기용했다.

“월드컵에 대한 생각을 많이 한다. 꼭 월드컵에 뛰고 싶다. 나의 일생의 꿈이었다. 특히 이번 월드컵은 내가 태어난 나라, 아프리카에서 열리기에 더 특별하다.”

맨체스터(영국) | 전지혜 통신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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