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즈 공산’ PGA의 빙하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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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10년 1월 26일 13시 35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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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회 시청률 30% 이상 떨어져

‘골프황제’ 타이거 우즈.

‘골프황제’ 타이거 우즈.

황제가 빠진 미국 PGA 투어가 우려대로 흥행 부진에 빠졌다.

시즌 세 번째 대회를 치렀을 뿐이지만 아직까지 황제 후보의 윤곽이 드러나지 않고 있어 분위기가 다운되는 모습이다. 지난 7일 SBS챔피언십을 시작으로 대장정에 돌입한 PGA 투어는, 소니오픈에 이어 밥호프 클래식까지 3개 대회가 끝났다. 매 대회 치열한 우승다툼이 벌어지는 등 대회는 열기를 더했지만 팬들의 시선을 끄는 데는 실패했다.

전년도 우승자들만 출전하는 SBS챔피언십은 골프황제 타이거 우즈와 함께 2인자 필 미켈슨(이상 미국)마저 빠지면서 김이 빠졌다. 소니오픈과 밥호프 클래식에는 톱 랭커들이 모조리 불참하면서 시들해졌다.

양용은(38)을 비롯해 4대 메이저 챔피언 앙헬 카브레라(아르헨티나), 스튜어트 싱크, 루카스 글로버(이상 미국)를 비롯해 전년도 우승자 28명이 출전했지만 우즈의 공백을 메우기엔 역부족이었다.

TV 시청률도 전년에 비해 무려 21%가 줄었다.

소니오픈부터는 더욱 김이 빠졌다. 개막전 우승자 제프 오길비(호주)는 일찍 짐을 싸 유럽으로 날아갔고, 미켈슨은 여전히 감감 무소식이었다.

라이언 파머와 스티브 스트리커(이상 미국)가 대회 마지막 홀까지 접전을 펼치는 명승부를 연출했지만 팬들의 관심 밖에서 치러지면서 시청률이 30% 이상 뚝 떨어지는 참담한 결과뿐이었다.

톱랭커들이 대거 빠진 봅호프 클래식도 인기와는 상관없이 대회가 끝났다. 빌 하스가 아버지 제이 하스에 이어 22년 만에 우승컵을 차지하는 기록을 남겼지만 기록에 불과했다. 25일(한국시간) 미국의 월스트리트저널(WSJ)은 “우즈의 일탈로 PGA 투어가 혹독한 시련을 겪을 조짐이다”고 전했다.

PGA 투어는 우즈의 성장과 함께했다. 우즈가 데뷔한 이후 대회 총 상금은 7000만 달러(1997년)에서 2010년 2억7080만 달러로 4배 가량 증가했다.

미국 전역에 11개의 새로운 TPC 코스가 개장했고, 코스들의 운영수입이 늘어나면서 비 영리단체인 PGA의 자선단체 기부금도 1억900만 달러나 됐다.

LPGA 투어가 금융 위기 이후 계속되는 쇠락으로 10개 이상 대회가 줄어든 가운데서도 PGA 투어는 46개 대회를 유지하며 인기 건재를 과시해왔다.

그러나 이런 상태로 시즌을 마감할 경우 ‘호랑이 담배피던 시절’의 얘기가 될지 모른다. 다행히 미켈슨이 29일부터 샌디에이고에서 열리는 파머스 인슈어런스오픈에 출전할 뜻을 밝혀 가뭄에 단비가 될 전망이다.

미켈슨의 필드 복귀는 지난해 11월 중국 상하이에서 열린 HSBC챔피언스 이후 10주 만이다. 미켈슨은 1993년과 2000년, 2001년 세 차례 이 대회 우승컵을 들어올렸다. 복귀전에서 우승컵을 들어 올릴 경우 우즈의 공백을 어느 정도 메울 수 있을 전망이다.

주영로 기자 na1872@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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