엄마품 떠나는 어린이…정수빈 ‘독립만세’

  • 스포츠동아
  • 입력 2010년 1월 19일 07시 00분


두산 정수빈.스포츠동아DB
두산 정수빈.스포츠동아DB
왕복 2시간 출퇴근길 강행군에 체력소모 커
구장 근처 새 보금자리…“전경기 출전 목표”


두산 고졸 2년차 정수빈(20·사진)이 ‘독립’을 선언했다. 부모님으로부터, 그리고 지난 시즌으로부터다.

정수빈은 2010 시즌에 앞서 구장 근처에 원룸을 얻었다. 지난해에는 본가가 있는 경기도 화성과 잠실을 오가는 강행군에 체력소모가 너무 컸기 때문이다. 그는 “작년에는 왕복 2시간이 걸렸는데 경기가 끝나고 집으로 돌아갈 때 졸음이 쏟아져 운전하기 힘들었다. 후반기 체력이 약해진 것에 영향이 있는 것 같아 거처를 옮기기로 결정했다”고 밝혔다. 아직 부모님의 챙김을 받을 나이지만 “어머니가 주말마다 와주시고 시즌 내내 선수단과 생활하니까 부담은 없다”고 의연하게 말했다.

정수빈은 이번 독립으로 체력비축뿐 아니라 스스로 고삐를 조이는 효과를 노리고 있다. 지난 시즌 그는 부상으로 빠진 이종욱의 빈자리를 메우며 가능성을 인정받았다. 85경기에 출장해 타율 0.264·61안타·13도루. 연봉도 100%% 인상된 4000만원에 도장을 찍었다. 개인적으로 바라던 금액을 받게 됐지만 그는 “그만큼 책임감이 커졌다”며 고개를 저었다.

정수빈은 중학생과 같은 여린 외모의 소유자다. 하지만 수줍은 미소 뒤에는 누구에게도 지기 싫어하는 악바리 근성이 숨겨져 있다. 야구를 더 잘 하기 위해 독립을 결심할 만큼 열정도 넘친다. 그는 “지난해 후반기 체력문제로 2군에 내려갔는데 올해는 그런 일이 없도록 비 시즌 동안 (체력)강화훈련을 많이 했다. 시즌 때도 구장 근처로 이사 온 만큼 훈련을 게을리 하지 않겠다”며 “지난해는 잊었다. 올해도 주전경쟁이 치열하지만 이겨내서 전 경기에 출장하는 선수가 되겠다”고 이를 앙다물었다.

홍재현 기자 hong927@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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