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대호 초강수 꼬리내린 롯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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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10년 1월 13일 07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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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단의 연봉삭감 방침에 반발해 이틀간 팀 훈련에 불참했던 롯데 이대호가 12일 일단 단체훈련에 합류했다. 훈련과 협상을 병행하겠다는 생각이다. [스포츠동아 DB]
구단의 연봉삭감 방침에 반발해 이틀간 팀 훈련에 불참했던 롯데 이대호가 12일 일단 단체훈련에 합류했다. 훈련과 협상을 병행하겠다는 생각이다. [스포츠동아 DB]
훈련 불참이란 강수는 나름의 효과를 봤다. 구단은 기존의 연봉 삭감 방침에서 한발 물러나 동결을 보장하고 협상을 재개하자고 태도를 바꿨다. 당초 구단의 연봉 삭감에 강하게 반발하며 이틀간 팀 훈련을 보이콧했던 롯데 이대호(28)가 12일 단체 훈련에 합류했다.

사직구장 웨이트 트레이닝장에서 만난 이대호는 “구단에서 당초 방침을 철회하고 기본 동결 수준에서 다시 협상을 하자는 말을 전해 들었다”면서 “앞으로 다시 얘기를 해봐야 하지만 이젠 동료들과 함께 땀을 흘리는 게 좋다는 판단을 내렸다”며 훈련 복귀에 대한 입장을 밝혔다. “난 롯데 소속 선수고, 20일 사이판 전지훈련을 떠나기 전까지 계약을 마무리하고 싶다는 생각에는 변함이 없다. 좋은 결과가 있길 기대한다”는 희망도 덧붙였다.

롯데는 이대호와의 첫 연봉협상 때 지난해 3억6000만원에서 2000만원을 깎은 3억4000만원을 제시했다. 133경기 전 게임 출장에 타율 0.293, 28홈런, 100타점을 기록하며 타자 중 연봉고과 1위를 차지한 이대호로선 자존심이 상할 수밖에 없었다. “고액 연봉을 받은 선수는 도대체 얼마나 더 해야 삭감을 안 당할 수 있느냐”는 볼멘소리가 나올 수밖에 없었다. 동료들도 “100타점을 기록했고, 팀도 2년 연속 4강을 갔는데 이대호의 연봉을 깎는다는 게 말이나 되느냐. 구단이 너무하다”고 동조했다.

구단이 으레 첫 만남에서 실제 책정액보다 낮은 금액을 부르고, ‘연봉협상은 팽팽한 줄다리기’인 점을 고려하더라도 고과 1위인 이대호에게까지 삭감안을 내민 사실은 불합리한 처사라는 분위기가 우세하다. 더욱이 팀 간판인 이대호를 박하게 대우하면서 여론도 좋지 않았고, 이대호가 훈련 불참이란 강수를 꺼내들자 구단은 한발 물러서 ‘기본 동결’에서 재협상을 하자고 제안하기에 이르렀다. 매끄럽지 못한 롯데의 연봉협상 전략이 파열음만 빚은 꼴이다.

이대호가 이를 받아들이고 훈련에 합류하면서 갈등 양상으로 치닫던 양측의 연봉협상은 일단 외견상 봉합된 형국. 그러나 여전히 난제는 도사리고 있다. 이대호는 자신이 원하는 금액에 대해 구체적으로 밝히지 않았지만 내심 적잖은 인상을 바라고 있다. 당초 삭감안을 내밀었던 구단이 선뜻 받아들이기는 아무래도 쉽지 않을 듯하다. 이대호와 롯데의 기싸움은 이제 2라운드로 접어든다.

부산 | 김도헌 기자 dohoney@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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