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변의 빅매치… 현대캐피탈, 숙적 삼성화재 깜짝 격파

  • 동아일보
  • 입력 2010년 1월 2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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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년이후 상대전적 6연패 아픔 설욕

현대캐피탈과 삼성화재는 남자 배구의 유일한 라이벌로 통한다. 2005년 프로 출범 이후 지난 시즌까지 5차례 열린 챔피언결정전은 모두 두 팀의 무대였다. 하지만 최근 1년 동안은 라이벌이라는 표현이 무색했다.

현대캐피탈은 지난해 1월 10일 열린 2008∼2009 시즌 3라운드 경기에서 삼성화재를 3-1로 꺾은 것을 마지막으로 6연패를 당했다. 통산 전적에서도 12승 21패로 차이가 벌어졌다. 현대캐피탈 김호철 감독은 올 시즌 상대에 2연패를 당한 뒤 “사실상 삼성화재의 독주”라며 열세를 인정했다. 하지만 “3라운드부터는 달라질 것”이라는 말도 잊지 않았다.

경인년 첫날 현대캐피탈이 삼성화재를 꺾고 자존심을 세웠다.

현대캐피탈은 1일 대전 충무체육관에서 열린 방문 경기에서 3-1(15-25, 27-25, 25-17, 25-14)로 이기고 6연승을 달렸다. 반면 삼성화재의 연승 행진은 ‘13’에서 멈췄다. 이날 패배로 2005∼2006시즌 현대캐피탈이 세운 한 시즌 최다 16연승 돌파의 꿈도 무산됐다. 삼성화재는 14승 2패로 선두를 지켰고 현대캐피탈은 13승 4패를 기록하며 삼성화재와의 승차를 1.5경기로 좁혔다.

1세트는 삼성화재의 압승이었다. 삼성화재는 가빈의 강력한 스파이크로 첫 득점을 올린 뒤 기세를 이어나갔다. 현대캐피탈은 1세트에서만 12개의 범실을 하며 무너졌다.

2세트는 팽팽했다. 현대캐피탈은 22-24까지 뒤졌지만 매튜 앤더슨(16득점)의 오픈 공격과 송인석의 블로킹으로 듀스를 만들었다. 그리고 송인석의 공격과 앤더슨의 블로킹으로 세트를 따냈다. 삼성화재 신치용 감독은 “2세트 막판 경기 흐름을 뺏긴 게 결정적 패인”이라고 말했다.

3세트와 4세트는 현대캐피탈의 시간이었다. 높이의 팀답게 블로킹이 위력을 발휘하며 손쉽게 세트를 따냈다. 현대캐피탈은 이날 블로킹 득점에서 14-5로 상대를 압도했다. 유효 블로킹도 18-10으로 앞섰다. 앞선 현대캐피탈과의 2경기에서 총 79점을 올렸던 가빈의 스파이크는 번번이 윤봉우와 하경민의 손에 걸렸다. 가빈은 이날 양 팀 최다인 20득점을 기록했지만 평소 득점의 70%도 안됐다. 지난해 12월 30일 KEPCO45와의 경기에서 73.8%에 달했던 공격 성공률은 37.5%로 떨어졌다.

현대캐피탈은 주포 박철우가 5득점으로 부진했지만 베테랑 후인정(9득점)과 송인석(12득점)이 이름값을 했다. 센터 윤봉우(14득점, 4블로킹)와 하경민(11득점)은 블로킹으로만 9득점을 합작했다.

새해 첫 경기를 승리로 장식한 김 감독은 “출발이 좋아서 기분 좋다. 삼성화재에 대해 연구를 많이 했고 가빈을 효과적으로 막은 게 주효했다”고 말했다.

이승건 기자 why@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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