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훈련 죽을맛… 차라리 변비라도 걸렸으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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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09년 12월 30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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쇼트트랙 국가대표팀
하루 16시간 강훈 ‘헉헉’


“정말 힘들어요. 하루가 너무 길게 느껴져요.”

쇼트트랙 대표팀은 28일 서울 노원구 공릉동 태릉빙상장에서 밴쿠버 겨울올림픽을 앞두고 마지막 기자회견을 가졌다. 이날 대표팀이 가장 많이 한 말은 훈련이었다. 일부 선수는 훈련의 ‘훈’자만 나와도 한숨부터 내쉬었다. 보통 대표팀은 시즌이 시작되기 전인 여름에 체력훈련을 중점적으로 한다. 시즌 중에는 스케이팅 훈련에 집중한다. 하지만 이번 시즌은 다르다. 3, 4차 월드컵대회에서 성적이 부진했고 여자 대표팀은 중국에 밀렸다. 이를 위해 꺼내든 카드가 바로 체력훈련이었다.

대표팀은 오전 5시부터 오후 9시까지 강훈련을 하고 있다. 스케이팅은 물론 웨이트 트레이닝, 사이클, 점프, 자세 훈련 등 훈련 내용만 10개가 넘는다. 1시간 동안 쉬지 않고 뛰는 장거리 러닝도 매일 한다. 김기백 트레이너는 “마지막 훈련이 끝나고 나면 선수들은 곧장 침대로 들어갈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김민정(전북도청)은 훈련 이야기를 꺼내자 “너무 힘들다. 날짜를 보면서 매일 ‘빨리 지나갔으면’ 하고 바란다”고 토로했다. 한 여자 선수는 “너무 힘들어 변비에라도 걸렸으면 좋겠다는 생각도 했다”고 했다. 성시백(용인시청)은 “하루만 대표팀에서 훈련을 해보라고 말하고 싶다. 얼마나 힘든지 알게 된다”며 웃었다.

쇼트트랙 대표팀의 체력훈련은 평소에도 힘들기로 정평이 나있다. 덕분에 태릉선수촌 체력 테스트에서 쇼트트랙은 항상 상위권이다. 쇼트트랙에서 스피드스케이팅으로 전향한 이승훈(한국체대)은 “체력에는 자신이 있다”며 “동양인이 약한 장거리에서 내가 잘할 수 있었던 비결은 쇼트트랙에서의 체력훈련이 있었기 때문이다”고 말했다. 힘든 훈련을 버틸 수 있는 이유는 단 한 가지. 올림픽 금메달이다. 조해리(고양시청)는 “금메달을 따고 기뻐할 모습을 상상하며 고된 훈련을 이겨내고 있다”고 말했다.

김동욱 기자 creating@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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