롯데 전격 연말감사…선수노조 추진 ‘미운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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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09년 12월 4일 07시 00분


손회장 연임…롯데가 대표하는 인상, 그룹 눈치 봐야하는 구단만 전전긍긍

2일 오전 서울교육문화회관에서 열린 ‘제10차 한국프로야구선수협회 정기총회’. 행사에 불참한 선수들의 명찰만이 테이블에 자리하고 있다.양회성 기자 yohan@donga.com
2일 오전 서울교육문화회관에서 열린 ‘제10차 한국프로야구선수협회 정기총회’. 행사에 불참한 선수들의 명찰만이 테이블에 자리하고 있다.
양회성 기자 yohan@donga.com
롯데가 초비상이다. ‘선수노조 추진’이라는 직격탄을 맞아서다. 회장이 롯데 선수(손민한)이다보니 ‘롯데가 노조 추진을 대표한다’는 인상을 받고 있다. 그룹 눈치를 봐야하는 구단 실정상 치명적이다.

손민한은 2일 선수협 정기총회를 앞두고 서울로 떠나기에 앞서 롯데 이상구 단장에게 “올라가면 (회장을) 그만 두겠다”라는 언질을 남겼다. 그러나 실제로는 회장 연임을 수락했고, 노조 추진에 앞장섰다. 그래서 “(구단은) 배신감마저 느끼는 분위기”라고 롯데 소식통은 전했다.

지난해 겨울 롯데는 손민한에게 수십억원짜리 FA 3년 계약을 안겨줬지만 올 시즌 부상 탓에 활약이 미미했다. 여기에다 재활 중에 선수노조를 터뜨렸으니 허탈감이 더할 수밖에 없다. 딱히 제재 수단도 없다. 이 단장은 “어쩌겠냐? 방법이 있으면 가르쳐달라”고 반문했다.

이 단장은 부정했지만 롯데그룹 차원에서 ‘불편한 시그널’을 표시했다는 얘기마저 흘러나오고 있다. 이 시국에 박진웅 사장이 부산으로 내려가는 것도 기류를 반영한다.

일 터지고 하루가 지났건만 3일 오후까지 손민한의 입장조차 듣지 못한 실정이다. 이 단장은 “밑 선에서 연락을 취했지만 닿지 않고 있다”고 했다. 사실이라면 선수관리 시스템의 부재다.

예전에도 선수노조 출범 시도가 있었고, 롯데 선수들이 앞장선 전례가 있다. 노조의 당위성은 차치하고, 선수들과 구단의 소통이 어느 지경인지 짐작할 수 있다. 연말 감사에 들어간 것으로 알려진 롯데 프런트를 선수들이 옥죄는 형국이다. 그룹 차원의 결단에 따라 최동원 김용철 마해영의 전례처럼 ‘무조건 트레이드’라는 초강경 시나리오까지 배제할 수 없게 생겼다.

김영준 기자 gatzby@donga.com
사진 | 양회성 기자 yohan@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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