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태균 “계약서 사인 순간 울컥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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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09년 11월 14일 07시 00분


13일 새벽 일본 프로야구 롯데 마린스와 전격 계약을 한 김태균이 소공동 롯데 호텔에서 입단 기자회견을 가졌다. 김태균이 기자회견 도중 휴지로 땀을 훔치고 있다. 박화용 기자 inphoto@donga.com
13일 새벽 일본 프로야구 롯데 마린스와 전격 계약을 한 김태균이 소공동 롯데 호텔에서 입단 기자회견을 가졌다. 김태균이 기자회견 도중 휴지로 땀을 훔치고 있다. 박화용 기자 inphoto@donga.com
“팀 안좋은 상황서 떠나 죄송”

남들은 FA가 돼서 해외에 진출하고 거금을 손에 쥐니까 부러운 시선을 보낸다. 그런데 정작 선수는 어딘가 마음의 빚을 진 사람처럼 밝게 웃지 못한다.

이승엽(현 요미우리)이 지바롯데 이적을 선언할 때, 눈물을 비쳤는데 김태균 역시 이제야 그 심정을 헤아릴 수 있는 듯했다.

13일 지바롯데 입단을 확정지은 김태균은 “한화가 창단 첫 꼴찌를 했는데 안 좋은 상황에서 떠나서 마음이 안 좋다. 구단, 팀 동료, 팬들께 미안하다”고 했다. “지바롯데 입단 계약서에 사인하는 순간, 울컥했다”고도 고백했다.

아옹다옹했던 한화 9년의 추억, 두고 떠나야 할 옛 식구들을 향한 미안함, 미지의 세계에 대한 생소함 등이 뒤범벅된 감정이었을 터다.

“최고가 된 뒤 진출이 목표였는데 이루지 못하고 가 아쉽다”, “끝나면 홀가분할 줄 알았는데 FA가 이렇게 힘든 줄 몰랐다”란 말속에 마냥 기뻐하지 못하는 복잡한 심경이 응축돼 있다.

김태균은 이승엽을 롤 모델처럼 여기고 있다. 마치 2003년 겨울 이승엽이 택했던 길을 그대로 따라가게 됐다. 그러나 이승엽과 달리 회견장에서 울지 않았다.

“남자는 눈물이 없어야 되잖아요.” 그런 낙천성이 낯설고 험한 일본 땅에 가서도 버팀목이 될 수 있을까.

김영준 기자 gatzby@donga.com
사진 | 박화용 기자 inphoto@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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